구미시 아사히글라스 농성장 행정대집행…4명 부상, 4명 연행

철거용역과 경찰 700여 명 투입…무리한 집행으로 부상자 발생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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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구미시가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노조 농성장 2곳에 행정대집행을 했다. 구미시는 공무원과 철거용역 700여 명을 투입했고, 농성장 철거 중 이에 반발하던 노조원 4명이 골절상을 입어 병원에 후송됐다. 또, 경찰은 행정대집행 중단을 요구하던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을 포함한 노조원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해 연행했다.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GTS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부당해고에 반발해 지난해 7월부터 구미 4공단에 있는 공장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여왔다. 또, 구미시의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지난 10월부터 구미시청 앞에도 천막을 치고 농성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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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아사히글라스 공장 인근(구미 산동면 봉산리) 도로를 통제하고 농성장 행정대집행을 시작했다. 행정대집행에 투입된 400여 명 대다수는 구미시가 고용한 철거용역 직원이었다. 경찰 100여 명도 용역직원의 철거를 도왔다.

구미시는 농성장 주변에 세워진 차 20여 대를 견인차량으로 끌어내고 천막농성장 철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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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50여 명은 현장에서 행정대집행 중단을 요구하며 용역직원, 경찰과 오전 10시경까지 대치했다. 노조원들은 끈으로 서로 몸을 결박한 채로 농성장을 둘러쌌지만, 대규모 인원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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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아사히철거8 ▲철거용역은 천막을 부수고 있는 와중에 경찰이 노조원을 끌어내다 4명이 골절상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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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방송차량 위에 올라가 말하던 차헌호 지회장을 강제로 끌어내기도 했다. 경찰과 용역은 농성장을 철거하면서 주위를 둘러싼 노조원을 강제로 끌어냈다. 용역은 절단기를 활용해 천막농성장을 부수는 중 경찰이 노조원을 끌어내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4명이 허리와 목, 다리 골절을 당해 구미 순천향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들은 현재 다친 부위에 대한 검사 중이다.

또, 경찰은 차헌호 지회장을 포함한 4명(여1, 남3)을 공무집행방해혐의로 현장에서 연행해 구미경찰서에 입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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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대집행 현장을 방문한 남유진 구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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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방송차량 위에 올라 발언하던 차헌호 지회장을 끌어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오전 9시께 행정대집행 현장을 방문했다. “구미시장님 억울하게 쫓겨난 노동자들 이야기를 들으러 온 겁니까. 철거를 잘하고 있는지 보러 온 겁니까. 강제로 철거한다고 문제가 해결됩니까”라고 차헌호 지회장이 호소했지만, 남유진 시장은 현장을 둘러보고는 아무 말없이 자리를 떠났다.

아사히글라스 대량해고 문제가 사회적으로 확산되자 구미시는 지난해 10월 노사민정협의회를 열기도 했지만, “관계기관 의견을 모아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정도가 (구미시) 역할이라 구체적 대책 마련은 사실상 쉽지 않다”며 사실상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GTS에서 일하던 노동자 140여 명은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아사히사내하청노조를 결성했다. 한 달이 지난 6월 30일 아사히글라스는 하청업체에 도급계약 해지를 일방 통보했고, 7월 31일자로 노동자들은 해고됐다.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노조원 50여 명은 10개월째 부당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해왔다. 지난달 25일 아사히글라스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