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노동절, 구미 아사히글라스 농성장을 다시 세우다

노동절 경북대회,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에서 열려

19:51
▲126주년 세계 노동절 맞이 경북지역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구미시청에 의해 강제철거됐던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농성장을 다시 세우고 있다.
▲126주년 세계 노동절 맞이 경북지역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구미시청에 의해 강제철거됐던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농성장을 다시 세우고 있다.

126주년 세계 노동절, 구미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에 모인 경북지역 노동자 400여 명이 강제철거된 비정규직노조 농성장을 다시 세웠다. 지난 4월 21일 구미시청은 행정대집행을 통해 복직을 요구하던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천막농성장을 강제철거했다.

민주노총 경북본부는 노동절을 맞아 5월 1일 오후 2시 30분 구미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에서 ‘세계 노동절 경북지역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경북지역 조합원들과 권오현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의장과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구경북탈핵연대, 녹색당, 정의당, 노동당, 민중연합당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세월호참사피해자가족협의회의 유가족 2명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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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정부는 노동개악을 통해 노동시간을 늘리려고 한다. 여기에 맞서 민주노총은 130년 전 시카고 노동자들이 외쳤듯이 주35시간 노동시간 쟁취로 나가려고 한다”며 “앉아서 구조조정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중심의 살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6월 파업과 7월 민중총궐기로 노동자의 단결에 앞장서자”고 호소했다.

▲세월호
▲세월호참사피해자가족협의회 이수하 씨

세월호참사피해자가족협의회 이수하 씨는 “경북 김천 사람인 저는 세월호 참사 전까지 정의당, 노동당 등을 빨갱이라고 불렀다. 경상도 사람이라서 새누리당, 박근혜를 찍었던 저는 제 발등을 직접 찍어왔다”며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사과드린다. 스스로 의식을 바꿔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이수하 씨는 “사고는 어느 곳에나 있을 수 있다. 아이를 잃은 부모는 대한민국 어디에나 있다. 우리는 아이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제 2의 세월호가 안 생기고, 국민들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우리가 계속 싸우는 이유”라고 말했다.

진태영 전교조 경북지부 부지부장, 이전락 금속노조 포항지부장이 발언에 나서 노동법 개혁 반대, 공공부문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최저임금 1만원 보장을 요구했다. 이어 노동가수 박준, 금속노조 KEC지회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몸짓패의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3월 중앙노동위가 아사히글라스와 하청업체가 부당노동행위를 공모했다고 판정했다. 그러면서 해고 노동자 생활자금과 재취업을 책임지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지난 4월 21일 구미시는 700명을 동원해 천막농성장을 강제철거했다”며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은 것은 아사히글라스인데 구미시는 왜 우리 농성장을 철거하나. 농성장 철거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는 10번을 철거당하더라도 다시 천막을 치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헌호 지회장 발언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직접 준비해 온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노조 복직투쟁 지지 현수막을 걸고, 천막농성장을 다시 설치했다. 10분 만에 농성장은 다시 세워졌고, 구미시청과 아사히글라스를 비난하는 현수막이 공장 인근을 가득 메웠다.

농성장을 다시 세운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낭독하고 인터내셔널가를 합창하면서 결의대회를 마쳤다.

▲경북지역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아사히글라스 공장 인근에 구미시청과 아사히글라스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걸고 있다.
▲경북지역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아사히글라스 공장 인근에 구미시청과 아사히글라스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