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C, 흑자 전환 후 노동자 임금은↓ 임원 연봉↑

5분기 연속 흑자...노조 "적자 때는 정리해고, 흑자나자 임원 돈 잔치"

19:39

2012년, 2014년 경영위기를 이유로 정리해고에 나섰던 구미의 반도체 제조업체 KEC가 흑자로 전환한 이후 임원과 관리자 임금만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금속노조 KEC지회는 관리직 임금은 늘었지만, 생산직 임금은 줄어들었다고 주장해 기업의 이익분배가 부당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EC는 2016년 1분기에만 매출액 582억, 영업이익 40억, 당기순이익 20억9천만 원을 기록했다. 5개 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흑자다. KEC는 2013년 280억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32억3천, 5억2천만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기업이 이익을 내는 것은 박수 칠 일이지만, 문제는 이익과 손실에 대한 분배다. KEC는 지난 2014년 3월 경영위기를 이유로 생산직 노동자 148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가 한 달 만에 이를 철회했다. 일방적 임금삭감안을 받으라는 내용이 포함돼 부당해고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정리해고는 철회했지만, 임금 삭감은 계속 이어졌다.

KEC지회에 따르면 2015년 생산직 인건비 총액은 241억 원으로 2014년 268억 원보다 27억 원이 줄었다. 반면 임원 임금은 늘어났다. 임원 총보상액은 2014년 8억에서 2015년 14억으로 늘었고, 이사 3명은 연봉도 2014년 1억1천만 원에서 2015년 1억5천만 원으로 30% 이상 늘어났다.

이에 금속노조 KEC지회는 “회사는 극한 원가를 목표로 비용절감이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 밝혔으나 정작 고군분투의 성과는 경영진만 챙겼고, 극한 원가의 짐은 현장 노동자가 짊어졌다”며 “적자 때는 현장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흑자 때는 경영진의 배만 불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성과급제는 경영 부실 책임을 일선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거나 성과와 상관없이 노동자들에게 임금 삭감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노동의 정당한 몫의 생활임금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