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여성 교사-남성 공무원 단체미팅'으로 저출산 극복?

대구시 '미혼남녀 만남 이벤트' 대폭 확대
여성단체, "저출산 원인 잘못 짚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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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18:13 | 최종 업데이트 2016-05-30 18:13

대구시, '미혼남녀 만남 이벤트' 사업 확대
여성단체, "저출산 원인 잘못 짚은 정책" 비판

대구시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미혼남녀 만남 이벤트' 사업을 대폭 늘린 가운데 정책 대상과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10년부터 매년 1회 개최하던 '미혼남녀 만남 이벤트' 사업을 올해 4회로 대폭 확대했다. 출산을 장려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한다는 이 사업은 한 회당 800만 원 예산이 책정됐다. 결혼전문업체 '듀오'가 진행을 맡아 연애특강, 커플게임, 커플댄스, 1:1로테이션 미팅 등을 진행한다.

이벤트 대상은 만27~39세 대구 거주 직장인이다. 지난 3월 열린 이벤트에는 혁신도시 내 6개 공공기관과 대구시 산하 8개 구⋅군청 공무원이 주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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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청 '대구시 미혼남녀 만남 이벤트 참가자(여) 모집 및 추천' 협조 공문 일부.

오는 6월 11일 열리는 두 번째 이벤트는 대상이 더 구체적이다. 여성은 대구교육청 직원, 교사 등 20명, 남성은 대구시 산하 8개 구⋅군청 공무원 20명이다. 신청 요건은 아니지만 신청서에는 최종학력도 적어야 한다.

대구시 보건건강과 관계자는 "대구시 거주 직장 남녀 모두가 대상으로 여러 기관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며 "참가자 모집이 어려워서 이번 행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관을 공식화했다. 일반 기업은 밝히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해명했다.

참가자 모집도 어려운데 대구시는 왜 이 사업을 확대했을까. 대구시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사업으로 모두 연인 71쌍이 탄생했다고 밝혔지만,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졌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결혼을 기반으로 출산하니까 결혼을 장려해야 출산도 따른다. 남녀가 만날 기회가 줄어들고 스스로 나서기 어려운 부분을 공적으로 도와주자는 취지에서 횟수를 늘렸다"며 "보수 성향이 강하다 보니 선뜻 나서는 신청자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는 대구시의 행사가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영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남녀가 결혼한다고 해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다는 보장도 없다"며 "결혼이 능사가 아니라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구조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저출산 문제 원인을 잘못 짚은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2014년 대구시 합계출산율은 1.17명(전국 평균 1.21명)으로 7대 특⋅광역시 중 서울, 부산 다음으로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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