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이후, 대구 진보정당이 가야 할 길은?

20대 총선 개원 날, 대구에서 열린 정치 토론회
“진보정당 운동의 방향, 대중운동 복원에 대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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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15:59 | 최종 업데이트 2016-05-31 15:59

20대 국회가 문을 연 지난 30일 저녁 대구 중구의 한 사무실에서 작은 토론회가 열렸다. 정의당, 노동당 대구시당과 대구정치포럼 ‘너머’, 삶과 꼬뮨 등이 주최한 이 토론회는 20대 총선거 이후 대구 지역 진보정당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준비됐다.

임성열 '삶과 꼬뮨' 대표는 “노동당, 녹색당, 민중연합당 등 소수 진보정당은 지난 선거에서 기독자유당과 기독민주당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당 득표를 했다”며 “진보정당 운동의 방향, 대중운동의 복원에 대한 고민을 모색하고, 앞으로 토론하는 자리를 정례화해보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토론회 취지를 밝혔다.

토론은 임 대표의 발제를 시작으로 참가자들의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영재 정의당 대구시당 공동위원장, 변홍철 녹색당 대구시당 공동운영위원장, 신원호 노동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등 정당 관계자와 김승무 대구정치포럼 ‘너머’ 운영위원장, 임복남 성서공단노조 위원장 등 사회단체 및 노조 관계자도 참석했다.

▲2016년 5월 30일 열린 '선거와 지역정치 그리고 지역운동'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삶과꼬뮨 제공]
▲2016년 5월 30일 열린 '선거와 지역정치 그리고 지역운동'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삶과꼬뮨 제공]

선거에 냉소적인 운동과 선거에 집중하는 운동
“대중의 삶과 분리된 정치, 삶-정치로 회복하는 것이 대중운동”

임성열 대표는 “선거란 결국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거나 공고히 할 뿐이라는 사고를 가진 운동진영은 선거에 냉소적이고, 국가기구를 활용하여 사회변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운동진영은 모든 활동을 선거를 통한 권력 획득에 집중한다”한다고 꼬집었다.

임 대표는 “대중의 정치의식은 이 양극단 사이에 존재한다”며 “따라서 먼저 우리 스스로 정치와 선거를 동일시했거나 혹은 선거로만 정치적 행위를 다해 온 것으로 사고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대중에게 정치를 돌려주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지역 정치의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며 “대중의 삶과 분리된 정치를 삶-정치로 회복하는 것이 대중운동이자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할 대안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 대표의 발제 이후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토론회에 참석한 정당별로 간략한 선거 평가를 진행했다.

낙관의 힘, 녹색당
야권연대 폐기, 정의당
청년 중심...지역 고민 노동당

변홍철 녹색당 대구시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녹색당은 0.76%를 득표하면서 당내 분위기가 묘하다고 생각한다. 창당한 지 4년 된 정당으로서 명백한 실패고 패배다.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냉정하게 봐야 하는 거 아니냐 생각하는데, 녹색당 전반적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변 위원장은 “낙관의 힘이 굉장히 크구나, 낙관의 힘이 강하다는 것에 감동하면서도 곤란하기도 한 상황이다. 곤란함은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라며 “풀뿌리, 지역, 대중 등 여러 가지 층위와 범주의 개념이 정치와 조합하면서 정치에 대한 상과 이해가 다양하구나, 절감하고 있다. 활발한 토론을 통해 가닥을 잡아가지 않으면 정당의 정치라는 게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까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재 정의당 대구시당 공동위원장은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 결정한 가장 큰 변화는 지역위원회, 지역사업으로 조직 체계를 전면 전환하도록 한 것과 야권연대 전략을 폐기하기로 한 것”이라며 “30년 동안 비판적 지지, 야권연대 프레임에 얽매여서 진보정당의 생존과 미래가 보장되진 않는다. 지역 정치의 복원을 만들어가자는 것이 전국위에서 정의당이 정리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신원호 노동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그간 현재의 노동당 대구시당의 활동 주체가 청년 당원 중심이었고, 지역 기반이 약화되어 있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후 당의 정치 활동이 지역 운동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부분이 많고, 고민을 안고 토론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선거평가 이후 이어진 자유토론은 참석자들 간 의견 차이를 확인하고, 차이를 좁혀보자는 취지의 발언이 주를 이뤘다. 가장 쟁점으로 떠오른 주제는 ‘정치를 무엇으로 정의할 것이냐’ 하는 문제였다.

“정치란 무엇인가?”...“선거가 유효한가?”

변홍철 위원장은 “정치는 국가권력을 누가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 벌어지는 분투의 과정”이라며 “단지, 선거가 유력하냐 헌법 자체를 부정하는 혁명이냐, 그것도 아니면 혁명에 준하는 집단적 실천 과정이냐 하는 실천 경로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가 어떻게 권력을 잡을 것인가의 고민과 실천이 정치”라고 정의했다.

변 위원장은 더해서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의 저서인 ‘삶을 위한 정치혁명’을 인용해서 “EIU(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발표한 2015년 민주주의 지수 20위권 국가 중 17개는 다당제 국가”라며 “한국의 선거 제도라는 건,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나쁜 게임의 룰이다. 룰에 대한 고민도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재 위원장은 “정당에서 강령을 갖고 주민들을 전치하는 싸움이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대중봉기의 한 형태로 선거를 바라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국민은 선거라는 방식을 통해서 자기 삶과 사회를 변화시키려고 한다”고 선거를 통한 집권에 강한 방점을 뒀다.

반면 조남수 민중행동 정책실장은 “제가 볼 땐 사회복지든, 민주주의든, 선거도 역사적으로 쟁취한 것이다. 부자들이 얼마나 겁내했나. 양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본적으로 없는 사림끼리 뭉쳐서 공권력을 장악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질문은 나올 수 있는데, 과연 무장봉기인가, 대중봉기인가 선거를 통해서 가는가. 그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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