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해외연수⑦-1] 네이버해외연수를 벗어나기 위한 유병철 의원의 제안

“비용, 교섭력 문제 알고 있어⋯격년 연수, 의원 노력 있어야”
“대구 8개 구⋅군 의회, 주제별 개방형 연수 가는 것도 방법”

17:33

[편집자 주] 대구 지방의원들이 지난 2년 임기 동안 다녀온 해외연수보고서 54건 중 표절 문제가 크지 않고 내용이 충실한 보고서도 일부 발견됐다. 대표적인 것이 유병철 북구의회 의원(무소속)과 석철 수성구의회 의원(무소속)의 보고서다. <뉴스민>은 충실한 보고서는 충실한 연수가 담보되어야 가능하다고 보고 두 의원과 인터뷰를 통해 지방의회의 연수 질을 높일 방법을 찾고자 한다.

▲유병철 의원이 구정 질문을 하고 있다.
▲유병철 의원

유병철 의원은 등원 이후 지속해서 해외연수 문제에 관심을 두고 개선책을 내왔다. 이번 7대 북구의회가 연수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사전 워크숍을 준비하는 등 다른 의회와 다른 모습을 보인 것도 유 의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지난해 ‘도심재생 우수사례 지구 시찰 및 도심재생 정책방향 설정’, ‘원전사고 피해-복구 현황 시찰 및 안전성 확보 방안 모색’ 등을 목적으로 일본 연수를 다녀왔다. 유 의원을 포함해 동료 의원 4명(김준호, 김재용, 윤은경, 이동욱 의원)도 함께 했다.

이 연수보고서 역시 국가 설명 부분에서는 일부 포털 내용이 발견되긴 했지만, 전체 보고서 분량에서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밖에 연수 일정별 내용과 연수 시사점 등이 매우 충실했다. 특히, 북구의회 보고서 중 유일하게 참가 의원 5명이 모두 연수소감문을 작성했다.

연수 일정 대부분이 관광지 방문이고, 간혹 기관을 방문하는 다른 연수와 달리 8일간 일정 대부분이 연수 목적에 따른 기관 방문이었다. 북구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연수는 의원들이 배낭여행 식으로 가서, 의원 개인들은 힘들었을 수도 있는데, 연수 자체는 충실했던 거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우리 같은 경우에는 매일 저녁 연수 일정을 마무리하는 미팅을 했다. 미팅한 걸 다 기록하고 그걸 보고서에 담아낸 것”이라며 “컴퓨터를 활용해서 문서를 작성하는 건 의원 개별적으로 잘못하는 의원도 있어서 말이라도 많이 하도록 유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병철 북구의원(가장 오른쪽)을 포함한 의원들이 연수일정을 마치고 마무리 미팅을 하고 있다. (사진=유병철 의원 제공)
▲유병철 북구의원(가장 오른쪽)을 포함한 의원들이 연수일정을 마치고 마무리 미팅을 하고 있다. (사진=유병철 의원 제공)

유 의원은 “이런 보도를 지속해서 내줘야 의원들이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원들 마인드 부족이 큰 문제다. 직원들이 해주는 것만 받으려는 경향이 좀 있다. 그러니까 관성처럼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비용도 적고 한계도 있기 때문”이라고 해외연수가 부실하게 이뤄지는 원인을 진단했다.

의원들 마인드 부족 큰 문제
주제 정하고 나라 정하는 게 아니라,
나라 정하고 여행사에 주제 맡기는 식

유 의원은 “주제를 정하고 나라를 정하는 게 아니라, 나라를 정하고 여행사에 ‘그 나라에 괜찮은 주제 한 번 잡아봐’라고 이야길 하는 식이다. 그러니 외유성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애초에 주제와 계획을 의원이 잡고 그 계획에 따라 여행사가 준비하도록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도 비용과 지방의회의 교섭력 문제가 있다는 점은 감안했다. 유 의원은 “지금처럼 임기 중에 매년 가는 게 아니라 ‘격년 연수’로 가면서 비용을 높이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라며 “준비 잘해서, 사전 워크숍 등 준비과정도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의원은 “의원 본인이 소속된 의회에만 국한하지 말고, 다른 기관 연수도 참가토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의원이 참여할 수 있는 연수는 찾아보면 더 있다”고 말했다.

또, “그게 아니라면 대구 8개 구⋅군 만이라도 주제별로 의원 2~3명이 준비해서 함께 가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주제와 계획을 결정하고 그 연수에 참여하고 싶은 대구 의원은 누구나 신청해서 가도록 하면 비용도 나눠 부담할 수 있고 질적으로도 좋은 연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교섭력 문제가 있는 건 안다”며 “그런데 여행사도 해외 기관 컨택이 쉽지 않다. 의원이 나서서 해야 한다. 직원들보다 의원이 상대적으로 인맥도 넓고 그렇지 않나. 이번 일본 연수도 개인적으로 녹색당을 통해 접촉을 타진한 것이고, 과거에는 시민단체를 통해서 연수 주제에 맞는 해외 기관을 컨택하기도 했다”고 좋은 연수를 위한 의원 개개인의 노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