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퀴어문화축제 “불어라 변화의 바람” 개막

기독교, 동성애 반대 단체 대규모 집회 열어...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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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16:46 | 최종 업데이트 2016-06-27 11:54

[뉴스민=김규현, 이상원, 천용길 기자]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유일한 성소수자 인권 축제인 제8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불어라 변화의 바람’이 시민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26일 대구 동성로 민주광장에서 개막했다. 행사장 주변과 국채보상공원에서는 기독교 단체가 퀴어문화축제 반대 집회를 열며 방해에 나서기도 했다.

축제는 오후 3시 미국 올랜도 총기난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묵렴 이후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의 개회사와 함께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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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교 조직위원장은 “다시는 혐오로 인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원하는 변화의 바람이 어떤 것인지 오늘 보여주자. 불어라 변화의 바람, 혐오와 차별과 낙인으로 상처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자”고 말했다.

강명진 서울 퀴어축제 조직위원장은 “폭력적인 언어에 우리가 움츠러들 필요 없다. 매년 6월이면 우리의 자긍심을 알리고,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행진이 전 세계적으로 열린다”며 “대구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있는 것 같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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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문화 공연이 이어졌고, 축제 장소 주변에는 참가단체의 다양한 부스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은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지지한다”며 프리허그에 나서 큰 박수를 받았다.

커플로 참석한 대구의 한 남성 참가자(29)는 “지인들에게 듣고 왔다. 생각보다 반대도 심하고 축제 규모도 커서 놀랬다. 이런 보수적인 곳에서 이런 축제가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대구에서 성소수자로 산다는 게, 꼭 대구라서 더 불편하다기보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우리는 불편하다. 이런 자리에 나오니 우리 말고도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하는 동지애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역시 대구에 사는 한 여성 참가자(24)는 “재작년에 왔었고, 작년엔 서울 퀴퍼에 갔었어요. 대구에는 그나마 기독교인들이 적어서 나은 것 같다. 두렵기도하다. 퍼레이드 하면 초등학교 동창부터 고등학교 동창까지 다 만날 수 있으니까. 그래도 오늘 하루는 꼭 나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남대 퀴어동아리 유니크 대표 다노(22) 씨는 “대구에도 퀴어가 있고 영남대에도 퀴어 친구들이 있다는 걸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나왔다”며 “드러내지 못 하는 분들이 많다. 퀴어와 관련된 용어들을 알리고, 타투 스티커, 건강한 성생활 하시라고 콘돔 무료로 나눠드리고 있다. 지난 3월 동아리가 만들어졌는데 두려운 것도 있지만, 이제 시작이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 30분부터 ‘자긍심의 퍼레이드’를 시작한다. 퍼레이드는 경북대병원 앞 주차관리 해고노동자 농성장, 경북대병원네거리를 지나 다시 축제 행사장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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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축제 장소 주변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기독교단체 회원(왼쪽)과 퀴어축제 참가자(오른쪽)

한편, 축제 장소 주변에서 기독교단체 ‘예수재단’이 ‘동성애법(차별금지법) 금지’, ‘동성애 OUT' 등의 피켓과 확성기를 이용해 행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또, 대구건강한사회를위한연합회 소속 2천여 명은 26일 오후 3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호국과 동성애 문제를 알린다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종원 목사(경산중앙교회)는 “성소수자란 말로 교묘하게 인권을 이용해 비판하지 못하게 한다. 동성애자는 소수자도 약자도 아니다”며 “동성애는 죄다. 좌파, 우파를 떠나서 우리는 정당에도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따져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퀴어퍼레이드 경로로 이동하고 있어, 충돌 우려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한 집회와 행진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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