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책읽기 강조한 우동기, 사서 충원 0명

학생, “사서 선생님 없어서 책 빌리기 힘들다”

18:14
출처:flic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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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사서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만두셨어요. 나중에는 학부모님들이 대신 운영하는데 점심시간에만 도서관을 열어요. 아침 시간에 책 읽을 시간이 많은데 이제 아침에 못 가니까 조금 불편해요. 사서 선생님 계실 때는 아침에도 열었는데···”(대구 N초등학교 6학년 학생)

“대구 초등학생은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인문학 책을 100권 읽고 100번 토론하고 1권의 책을 남겨 행복 역량을 기른다.” 우동기 교육감이 올 초 발표한 포부다. 우 교육감은 심지어 신규교사 임용후보자에게도 인문 정신 소양평가를 시행토록 했다. 하지만 우 교육감의 포부에 비해 학생들이 책을 접할 수 있는 도서관 운영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서관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사서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우동기 교육감이 직고용하는 사서는 2015년 4월 기준 273명이다. 2013년에는 303명, 2014년에는 288명으로 매년 인원이 감소했다. 사직으로 결원이 생겼지만, 대구교육청은 추가고용을 하지 않았다. 한편 대구시의 학교도서관은 2013년 424개, 2014년 427개에서 2015년 443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서는 줄어드는데 도서관은 늘어나는 것이다.

대구교육청은 ‘학교도서관 전담인력 운용 계획’을 통해 결원이 생길 시 사서를 추가고용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대신 학교 재량으로 주당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를 고용하거나, 학부모의 자원봉사를 통해 도서관을 운영토록 했다.

특히 사서 부족 문제는 장서점검 기간에 여실히 드러난다. 학교도서관은 방학 기간에서 학기 초 즈음에 도서 현황 파악과 분류·정리 등 장서점검을 한다. 장서점검 할 사서가 없는 경우 지역 공공도서관 사서가 업무를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도서관의 사서의 업무도 만만찮다. 대구 447개 학교를 동부도서관 등 공공도서관 사서 13명이 모두 관리해야 한다. 한 공공도서관 사서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간단한 업무 지원만 하는 도서관도 있지만, 장서점검을 현장에 직접 가서 하는 사서도 있다. 장서점검은 어려워서 학부모가 하기 어렵다. 학교 사서가 부족해 지금 인력으론 관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관계자는 “교육감이 인문학 교육을 활성화하겠다고 하는데 중요한 도서관은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관리 인력도 부족한데 갈수록 줄고 있다. 도서관 활성화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도서관도 자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서 인력을 확보하고 방학 중 사서 운용을 통해 장서점검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구교육청은 법령상 배치기준은 충족하고 있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류봉현 대구교육청 교육과정과 인문교육 담당은 “사서교사나 회계직 사서 등은 법령상 학생 1,500명당 1명이 되면 되는데, 학생이 30만여 명이니 200명이면 기준을 충족한다. 배치기준보다 많은 편이다. 한 학교에 한 명씩 있으면 좋지만, 어렵다. 교육부에서 사서교사를 증원하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