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스민, “한국은 미등록 이주노동자 없으면 안 되는 사회가 됐다”

이자스민,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사람으로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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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가명, 42) 씨 소식을 듣고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사람이란 걸 잊고 있어요. 강제 단속 외에 구제 방법에는 고민이 없어요.” (이자스민 국회의원)

5일 오후 7시 대구 오오극장에서 열린 “시대유감-공화국의 위기” 3강 ‘공존의 위기’ 세미나에 이자스민 국회의원이 초청돼 관객과 대담에 나섰다. 이자스민 의원은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들의 사퇴로 인해 지난 2월 비례의원직을 승계했고, 현재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세미나에서 이 의원은 이주민 관련 최근 사건과 정부 정책에 대해 이주민 입장에서 문제를 진단하고 대책도 내놓았다. 또한 고명숙 이주와가치 대표와 대담 중 최근 알려진 김민수 씨 사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관련 기사=접견 시간은 10분, 동료시민이 이야기를 시작했다(‘24.2.28.), 강제단속 일변 불법체류 대응, 또 다른 ‘김민수’ 만들까(‘24.3.4.))

이 의원은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의 역할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증가하는데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강제 추방 외에 별다른 정책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김민수 씨의 사고 또한 제도의 허점 속에서 벌어진 일로,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 의원은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겠다고 설명했다.

▲대담 중인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국회의원

이 의원은 “정부가 아무리 단속해도 미등록은 오히려 늘어난다. 출입국 입장에서도 미등록 단속 업무는 기피 업무”라며 “미등록은 한국어도 잘하고 사회에 적응한 사람들로, 특히 농촌지역에서 수확철만 되면 제발 단속하지 말라고 출입국에 빈다고 한다. 한국은 미등록이 없으면 안 되는 사회까지 왔다. 그런데도 구제 방법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사람이란 걸 잊었다. 사람은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존재이고, 부품처럼 쓰고 버릴 수 없는 존재”라며 “이주노동자도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삶이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한국 사회의 저출생 문제의 모순점도 지적했다. 미등록 이주민의 자녀 문제다. 이 의원은 “미등록 이주 아동은 등록되는 곳이 없다. 한국에서 태어나 외국에 가본 적 없는 아이들이다. 이들은 우리가 안아줘야 한다”며 “저출생 문제에 엄청난 예산을 쓰면서 어떻게 같은 공간에서 숨 쉬는 아이들은 모른 척할 수 있나. 이민자 문제는 여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추진한 이민청 설립과 관련해서도 이주민의 생활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고민이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민청을 이 정부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니 환영했는데, 지금 국회에 들어와서 보니 별 내용이 없다. 이민청 역할에 대한 고민도 없어 보인다”며 “이민청은 대통령 직속으로 하든, 청으로 하려면 법무부 말고 행안부 산하가 맞다. 미등록 문제에 대해서도 법무부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특별한 답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국회에서는 이주민 관련 정책을 표 떨어지는 것으로 여긴다. 남은 활동 기간이 길지 않지만 전력을 다해 이민정책 기틀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이주민도 같은 사람으로 대하는 사회,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없는 걸 이주민에게도 하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정치포럼 너머, 뉴스민, RedStone, FLAT_PLACE가 주최·주관한 이번 세미나 영상은 뉴스민 유튜브 페이지(바로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담 중인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국회의원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