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 2024 기억공작소전, 김용익 작가 개인전

김용익 작가 제안 따라 큐레이터들이 작업하고 전시
'돌봄과 호혜, 공동체의 회복' 추구하는 후천개벽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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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문화회관(관장 노태철)이 개관 20주년 기획 ‘2024 기억공작소전’으로 김용익 작가의 ‘후천개벽:아나와 칼(Ana & Carl)’ 전시회를 4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후천개벽: 아나와 칼(Ana & Carl)'(2024, 시멘트 벽돌 270개, 소의 피, 81×285×11.4cm)_봉산문화회관 ‘2024 기억공작소 김용익展'(사진=정용태 기자)

전시실 바닥에는 벽돌 270개를 2단으로 쌓아, 피 흩뿌려진 보도블럭처럼 보이는 시각 작업 한 점이 놓였다. 작품 제목은 전시 제목과 같은 ‘후천개벽:아나와 칼(Ana & Carl)’이다. 예술가 칼 안드레(Carl Andre)의 작업을 연상시키는 벽돌에 그의 아내이자 미술가 아나 멘디에타(Ana Mendieta)를 의미하는 ‘피’를 떨어뜨려 어떤 의문의 사건을 암시한다.

전시실 벽면은 이 작품을 낳은 작가의 생각들, 전시의 의도와 진행 상황 등을 설명하는 자료를 둘렀다. 전시실을 한 바퀴 돌며 작가 인터뷰 영상까지 보고 나면, 첫눈에 들어온 벽돌단은 복잡한 의미와 개념을 지닌 상징이고 예술품으로 변한다.

안혜정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시각에 호소하지 않는’ 미술을 보여 주는 전시이기에 시각을 사로잡는 작품을 기대하고 방문하는 관람객은 조금 허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완성된 결과물로서 작품을 시각적으로 감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품이 담고 있는 뜻과 수수께끼 같은 의문을 풀어나가는 과정과 전시를 완성하기까지의 진행 과정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를 어떻게 뿌릴까(혹은 흘릴까)에 대한 개략적 스케치’_봉산문화회관 ‘2024 기억공작소 김용익展'(사진=정용태 기자)
▲전시되는 드로잉과 사진액자 배송에 사용된 박스와 지관_봉산문화회관 ‘2024 기억공작소 김용익展'(사진=정용태 기자)

김용익 작가는 개념미술에 대해 “눈으로 보아서만은 감상 혹은 이해가 쉽지 않고 말과 글을 통한 설명이나 그 작품과 탄생에 대한 사전 정보와 지식이 필요한 미술”이라며 “부인인 아나 멘디에타가 남편인 칼 안드레와 미술 동네에서 동등한 예술가로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조양율음調陽律陰, 음양의 조화)를 이 작품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4월 21일까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고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