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법인 비상장주 25억 북구갑 우재준, 편법증여 의혹

출자금 1억 6,500만, 5년 만에 25억 7,000여 만 원으로 15배 올라
아버지, 형, 우 후보로 구성된 일명 ‘가족법인’
우재준 후보, “문재인 정권 탓에 부동산 가격 올라 운이 좋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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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우재준 국민의힘 대구 북구갑 후보[사진=중앙선관위 제공]

4·10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편법 증여 등 재산 형성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우재준(35) 국민의힘 대구 북구갑 후보도 편법 증여 의혹이 제기됐다. 우 후보가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은 비상장주식 25억 9,000여만 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회사는 우 후보와 아버지, 형이 주주, 이사인 소위 ‘가족법인’으로 출자 당시보다 주식 가치가 15배 올랐다. 편법 증여 의혹에 우 후보는 “문재인 정권 탓에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 운이 좋게 가치가 올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국민공천으로 대구 북구갑에 출마한 우재준 후보는 1988년생으로 2019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우 후보 재산은 25억 7,000여 만 원이다. 이 가운데 비상장주식 평가 가치는 25억 9,000여 만 원이다.

우 후보가 보유한 비상장주식은 ‘주식회사 동황’ 16만 5,000주다. 액면가는 1,000원인데, 1주당 평가액이 1만 5,718원으로 15배 올랐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동황은 2019년 설립된 회사로 총 발행주식이 50만 주다. 우 후보 보유 주식은 정확히 33%다. 우 후보와 그의 아버지, 형 등이 등기 임원인 ‘가족법인’으로 부동산 개발 및 임대업, 태양광 발전업 등이 설립 목적이다. 우 후보의 아버지 A(67)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가족법인은 법률상 용어는 아니지만, 가족으로만 주주가 구성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증여세를 절감할 목적으로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 세무사들이 가족법인 설립을 통해 증여세 절감을 홍보하는 것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가족법인 설립과 운영은 다음 순서로 진행된다. 먼저 부모가 자녀에게 출자할 돈 일부를 증여한다. 그리고 자녀는 자본금을 출자해 법인을 설립하고, 부모는 법인에 자산 매입 자금을 빌려주고서 법인 채권을 보유한다. 이후 법인이 제3자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고, 부동산을 운용해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인한 수익은 주주인 자녀가 가져간다. 만약 부모가 사망하면 채권을 자녀가 상속받아 상속세를 납부하면 된다. 한 번에 증여하는 것보다 증여세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불법은 아니다.

우재준 후보도 증여받은 자산과 자신의 자산을 더해 출자금을 내서 동황을 설립했다. 이후 부동산을 매입했고, 액면가 1,000원이던 주식은 5년 사이에 1만 5,718원으로 가치가 상승했다. 출자금 1억 6,500만 원의 평가액이 5년 만에 15배가 넘는 25억여 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 우 후보는 1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법인 설립 당시 증여받은 돈과 제 돈 일부를 보태 출자금을 냈다”며 “문재인 정권 때 부동산 가격이 운이 좋게 올랐다. 이렇게까지 부동산 가격을 올릴 줄 몰랐다. 가족법인 만드는 게 아버지 평생소원이셨다. 우리 가족을 위해서 만드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A(67) 씨는 가족법인 동황 이외에도 전기공사업, 소방시설공사업, 농산물 생산업 등을 하는 여러 개의 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뉴스민>이 확인한 법인만 3곳으로 모두 A 씨가 대표다. 우 후보의 형인 B(38) 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우 후보가 주식을 보유한 동황은 대구 신천동에 있는 한 오피스텔을 본점으로 두고, 영천, 제주 등 여러 곳에 부동산을 갖고 있다. A 씨가 여러 법인의 사업을 통해 올린 수익금을 가족들에게 편법 증여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 후보는 대출도 가족법인을 통해 해결했다. 우 후보는 서울 영등포 소재 부동산 임대보종금을 3억 8,000만 원 냈는데, 이 돈도 동황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 재산 내역을 보면 우 후보는 하나은행 마이너스통장과 대출 등의 채무가 있는데, 가장 큰 채무액은 4억 2,000만 원으로 동황으로부터 빌렸다. 이외에도 우 후보가 보유한 재산에 포함된 태양광발전설비 1식(4,400만 원)은 영천시 급호읍에 있는 동황 소유 부지에 있다.

한편, 우재준 후보는 지난 3월 15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국민추천제로 공천을 받아 대구 북구갑 선거에 출마했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