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교수·연구자 시국선언, “국민 말 듣지 않는 대통령, 물러나야”

경북대 교수·연구자 179명 19일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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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교수·연구자가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 이들은 윤 대통령 집권 이후 인사, 재정, 태도 면에서 개선할 여지가 없는 파탄지경에 이르렀고, 이 때문에 윤 대통령 퇴진이 곧 민주주의 실현인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19일 정오, 경북대학교 북문 광장에서 교수·연구자 179명이 연명한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먼저 윤 대통령이 인사에 무능해 여러 참사를 빚었다고 꼬집었다. 검찰 출신, 서울대 출신 남성으로 각료와 보좌진을 채우고, 심지어 역술인과 모사꾼을 가까이하며 이들에 의한 국정 개입 의혹이 나오는 점을 규탄했다.

▲19일 정오, 경북대학교 북문 광장에서 교수·연구자 179명이 연명한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또 세수 부족과 이로 인한 지방재정 위기, 보건·복지·노동 등 민생 재정 파탄, 연구개발 예산 삭감으로 인해 경험하지 못한 고통에 빠졌다며 윤 대통령의 재정 정책 문제를 지적했다.

끝으로 ‘입틀막’으로 상징되는 시민 비판을 틀어막는 태도를 꼬집었다. 카이스트 졸업생 입틀막, 민주노총과 화물연대 탄압, 의료계와의 대화 단절 등 사례에서 보듯,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인사가 폭탄 수준의 참사여도, 나라의 토대가 거덜 나도, 도대체 말이 통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놓고서 전 정부 탓만 해도 우리는 지금까지 개별 사안을 비판했을 뿐 퇴진을 요구하지는 않았다”며 “심지어 이태원에서 젊은이들이 죽어 나가도, 해병이 안전 장비 없이 수색하다 죽어도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라고는 하지 않았다. 배우자의 잘못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유사한 문제가 무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왜 이태원 참사, 채 해병 사건에 책임을 묻지 않는가. 왜 뉴라이트 망언을 일삼은 자들을 고위직에 올리고, 배우자의 문제가 덮이도록 하는가”라며 “이 모두는 당연히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책임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국민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면 이는 누구의 책임인가. 그것은 우리의 책임이다. 국민 말을 듣지 않는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물러나지 않으면 우리가 끌어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인철 전국국공립대학교교수노조 경북대지회장은 “배우자는 무서워하면서 국민은 우습게 여기는 대통령. 국민 말은 듣지 않으면서 모사꾼의 말은 귀 기울이는 대통령. 누가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나. 이 사회다. 그곳에 있는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단에 선 우리부터 회초리를 스스로 내리쳐야 한다. 좀 더 정의로운, 따뜻한, 함께 나누는 사회를 위해 연구자와 교수들이 무력감 속에서 자포자기하지 말고 이제 나서서 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국선언에 연명한 교수와 연구자는 2016년 박근혜 정권 퇴진 시국선언에 연명한 인원(88명) 대비 2배를 넘어섰다. 앞서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안동대학교와 대구대학교에서도 시국선언이 발표됐다. [관련 기사=대구대·안동대 교수·연구자 시국선언, “국정 파탄”(‘24.11.18)]

▲19일 정오, 경북대학교 북문 광장에서 교수·연구자 179명이 연명한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