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 반대 현수막 다수 훼손···주민, “주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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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 기지 인근 지역에서 주한미군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사드 반대 현수막 여러 개를 훼손하고 철거해 주민들이 반발했다.

15일 오전 11시 사드 반대 단체인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칠곡군 캠프 캐럴(Camp Carroll) 앞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반대 현수막 훼손·절취 사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15일 칠곡 캠프 캐럴 앞에서 사드철회 평화회의가 현수막 훼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사드철회 평화회의)

이들은 CCTV 확인 결과 미군 군복으로 보이는 옷을 입은 남성이 소성리 사드 기지 진입로에 게시된 현수막  30여 개를 두 차례에 걸쳐 훼손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수막은 게시 적법성과 무관하게 개인이 임의로 철거하거나 훼손했을 때 재물손괴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

▲현수막 훼손 정황이 담긴 CCTV 화면 (사진=사드철회 평화회의)
▲현수막이 잘려 훼손됐다. (사진=사드철회 평화회의)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우리의 주권,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중대한 사건이다. 주한미군은 평화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담긴 현수막 30여 개를 훼손하고 강제로 철거했다. 표현의 자유, 집회 및 시위의 자유, 재산권을 명백히 침해했고, 외국군이 국민을 상대로 저지른 테러이자 악질적 범죄”라고 규탄했다.

이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국민을 상대로 주한미군이 언제든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주민들은 그간 우려했던 주한미군 범죄가 본격적으로 지역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 과정에서 역대 3개 정부는 자국민을 상대로 국가 폭력을 자행했다. 이제는 주한미군까지 반대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국민을 상대로 한 직접적 범죄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이날 캠프 캐럴 1번 게이트 앞에서 기자회견 개최 후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캠프 캐럴 관계자는 항의 서한 전달에 응하지 않았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