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부터 대구 중구 남산동 갤러리모나는 변형된 인간상을 극단적 색채로 그려낸 홍건한 작가 초청 ‘홍건한’전을 열고 있다. 전시작은 드로잉 6점과 아크릴화 20점 등 총 26점이고, 전시 기간은 23일까지다.

권대기 갤러리모나 대표는 “작가는 다양한 사물과 인물들을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조합, 충돌시켜 뒤틀리고 조각난 형태로 하나의 화면에 융합시켰다. 내면적 긴장감과 존재의 위기감을 그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선보인다”고 말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선명하게 대비되는 색채로 그려진 아크릴화가 눈길을 끈다. 그림 속의 인체는 분해된 몸이 왜곡을 거쳐 어색하게 조립된 형상으로 마치 피카소의 큐비즘(Cubism) 같은 인상을 준다. 2층 전시실의 드로잉 6점을 제외한 그의 출품작은 노란 바탕에 금속 외피를 한 외계의 생명체처럼 보이거나, 등에 여러 무늬가 새겨진 파란색 딱정벌레와 붉은색 옷의 사람이 대등하게 그렸거나, 왜곡과 색의 강한 대비로 무엇을 그린 것인지 모를 작업들로 꾸몄다.
홍건한 작가는 “제 그림의 이 색감들이 어린 시절 집 가까운 절에서 받은 인상인데, 그 시절 봤던 예천 용문사의 단청색이나 사천왕상 색채에서 이어졌다. 그리고 우리 어릴 때 본 상여의 행상을 꾸밀 때 쓴 그 색을 그대로 작업에 들여왔다”고 말했다.

작가는 영남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40대 중반 그림을 접고 생업을 위해 자동차부품 공장에 취직하면서 10년 정도 그림을 쉬었다가 2016년에 다시 붓을 들었다. 1987년 THAT갤러리(대구)를 시작으로 1996년 인공갤러리(대구), 2022년 성주문화예술회관 등 7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