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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민>은 12.3 내란 이후 매주 대구와 경북 곳곳의 광장에 선 시민 41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이 바라보는 내란의 원인과 그로 인해 악화된 문제는 무엇이며, 대구·경북이 그것에 더 기여한 것이 있는지를 물었다. 뿐만 아니라 12.3 내란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완수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물었다. 광장의 힘으로 우리는 대구·경북을 새롭게 태어나게 할 수 있을지 엿보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TK리부트는 가능할 것인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탐구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광장 : TK리부트] ① 박정희를 청산해야, ‘윤석열 내란’도 청산할 수 있다
[광장 : TK리부트] ② ‘윤석열’과 ‘윤석열들’을 만든 사회
경북 영천에서 농사를 짓는 김종국(59) 씨는 내란 사태의 원인은 ‘윤석열’ 그 자체로 봤다. 경북대 재학 시절 학생운동과 통일운동, 그리고 농민운동까지 펼쳐온 종국 씨는 ‘윤석열’에 대항하는 해법으로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강조했다.
종국 씨는 내란 사태의 원인으로 출세지향적, 개인주의적인,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성향이 강한 윤석열의 면모를 살폈다. 그는 “국민을 사랑하는 애민의식이나 서로 아픔을 같이 나누려는 공동체 의식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욕심이 많아지고, 부패에 쉽게 빠져들지 않았을까”라고 운을 뗐다.
그는 “특히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부족한 것 같다”며 “9수나 해가지고, 오로지 사법시험만 합격하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거라는 생각만 가지지 않았을까. 정작 사회가 발전하는 여러가지 순리에 대한 생각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석열의 ‘공동체적 관점의 빈곤’을 짚었다. 종국 씨는 “사회적 환경에 의해서 주위 사람들과 서로 의견도 주고받고, 생각도 나누면서 의식이 생기고 또 민주주의 발전을 이뤄 가는 것이 아닌가”라며 “그것이 바로 정치적, 경제적 선진국들의 발전 과정이다. 현대 정상국가에서 왕정이 있나. 공화정을 추구하고, 사회주의를 표방해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이 ‘국가 지도자의 나쁜 예’ 그 자체라고도 했다. 종국 씨는 “자기중심적, 권력중심적, 자기생각과 다르면 배척하고 적으로 만들었다”며 “시계를 45년 전으로 돌려 전두환이 광주 민중을 학살했던 그 때로 돌려 놓을려고 했다. 윤석열이 장기 집권을 꿈꾸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한 상상”이라고 생각했다.
이어 “권력은 영원히 유지될 수 없다”며 “민주적이었다가, 보수적으로 또 진보적으로, 퇴행적으로 권력이 서로 주고받을 때가 있다. 공화정 민주주의라는 체계를 완성하기까지 많은 고통이 따랐을 것이다. 잠깐 힘에 눌려 돌아갈 수 있지만 과거로는 절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내란 사태가 주던 답답함도 회상했다.
그는 ‘윤석열’에 대항하는 해법을 결국 ‘깨어난 시민’에서 찾았다. 사회 곳곳의 고착화된 갈등을 지난 내란 사태 이후 직면한 종국 씨는 “깨어난 시민들이 힘을 모아서 사회에 크고 긍정적인 물결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운동을 해야한다. 세대, 지역, 민족 갈등을 우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며 “상식 밖의 세상이 아니라 상식적인, 누구나 예측가능한 평범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 주권자들이 민주주의의 성숙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윤석열 탄핵정국에서 왜곡된 언론지형 상황도 절실히 느꼈는데, 시민들에게 남겨진 숙제로 여겼다. 종국 씨는 “왜곡된 언론 지형 이게 훨씬 더 심해졌다. 기본적으로 언론 구조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주요 언론이라고 불리는 언론들이 언론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지배구조나 수익구조에서도 문제가 있다”며 “압도적인 시민의 우월성으로 기계적 중립을 명분삼아 결국 강자의 편을 만드는 언론이 사회에서 사라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권교체 이후 특검법을 다시 통과시켜서 확실한 내란종식을 위한 내란세력 처벌도 언급했다. 종국 씨는 “법대로 제대로 수사해서 처벌을 해야한다”며 “용서, 화해, 관용은 또다른 내란 씨앗을 파종하는 것이다. 제대로 처벌하지 않으면 다시 내란, 계엄 씨앗을 우리는 직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