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 TK리부트] ③-6. 권지현, “윤석열의 욕심과 비상식, ‘혐오’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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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민>은 12.3 내란 이후 매주 대구와 경북 곳곳의 광장에 선 시민 41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이 바라보는 내란의 원인과 그로 인해 악화된 문제는 무엇이며, 대구·경북이 그것에 더 기여한 것이 있는지를 물었다. 뿐만 아니라 12.3 내란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완수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물었다. 광장의 힘으로 우리는 대구·경북을 새롭게 태어나게 할 수 있을지 엿보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TK리부트는 가능할 것인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탐구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광장 : TK리부트] ① 박정희를 청산해야, ‘윤석열 내란’도 청산할 수 있다
[광장 : TK리부트] ② ‘윤석열’과 ‘윤석열들’을 만든 사회
[광장 : TK리부트] ③ 내란으로 핀 혐오의 꽃
[광장 : TK리부트] ④ 내란 청산이 제1과제
[광장 : TK리부트] ⑤ 내란이 들춘 언론의 민낯
[광장 : TK리부트] ⑥ 양당체제가 키운 내란의 씨앗
[광장 : TK리부트] ⑦ 내란을 넘어 대전환으로 : 어떤 민주공화국인가
[광장 : TK리부트] ⑧ 뉴스민이 만난 대구·경북 광장 시민들

12.3 내란의 원인을 윤석열 개인의 문제로 진단하면서도, 개인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이어졌다는 인식도 확인된다. 권지현(30대) 씨는 사회적 문제 중 심각한 것으로 ‘혐오 현상’을 꼽는다.

우선 지현 씨는 12.3 내란의 원인을 윤석열의 욕심과 비상식에서 찾는다. 지현 씨는 “언론 탄압, 사법 통제를 했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개인의 욕심을 차리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비상식이 두 번째 문제다. 예를 들어 부정선거 논란이다. 선관위가 검증했는데도 본인이 생각하는 관점을 고수했다. 어떤 말을 해도 듣지 않는 것이 비상식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스스로의 관점을 고수하는 의지가 ‘혐오’로 이어졌다는 것이 지현 씨의 분석이다. 지현 씨는 “스스로 생각하는 관점을 고수하다 보니 그 관점을 벗어나는 사람은 배척했다. 그러다 보니 그 주변에는 윤석열의 말을 듣는 사람만 존재하게 됐다. 그 이외는 혐오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는 대구지역에서도 확인됐다. 윤석열 퇴진 광장이 꾸준히 이어지는 동안, 또 한쪽에서는 극우 집회도 자리를 잡았다. 지현 씨는 특히 타지에 사는 지인과 극우 집회를 지나치며 지인이 새삼스럽게 여기는 모습에서 위화감을 느꼈다.

“대구시국대회에 나가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태극기 집회도 열렸어요. 창원에 있던 지인과 같이 집회에 갔는데, 태극기 집회에 계신 분들이 소리를 크게 치거나 위협을 해서 엄청 무서워하더라고요. 우리에게는 일상이었는데. 이러한 대립이 극에 달한 모습이 보이니까, 지인은 더 그런 대립을 극적으로 받아들였던 거 같아요.”

▲권지현, “스스로 생각하는 관점을 고수하다 보니 그 관점을 벗어나는 사람은 배척했다. 그러다 보니 그 주변에는 윤석열의 말을 듣는 사람만 존재하게 됐다. 그 이외는 혐오하게 된 것”

만연한 혐오는 차별로 이어졌다. 지현 씨는 광장에 나오면서 그 ‘차별’이 생존권과 이어질 정도로 중요한 문제라고 인식하게 됐다.

“일상에서 차별을 느끼기도 했죠. 그런데 그 차별이란 게 생존권이랑 관련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몰랐던 것들도 많이 배웠어요. 이동권 문제가 그렇죠. 광장에서는 이런 다양한 권리 문제도 이야기됐어요. 광장이 그러한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지현 씨는 내란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관련자를 강하게 처벌하고, 또 일상에서 시민과 정치인이 본분을 지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내란에 관련된 사람들을 다 처벌해야 하고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넘어가는 듯 느껴져서 속상해요. 강하게 처벌해야 우리가 법으로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그다음으로 정치인이 본분을 지키고, 국민은 정치인을 견제해야죠. 마지막으로는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