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스를 만나다] 지역연구자가 보는 TK, 뉴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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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젊은 연구자는 지역을 더 잘 알기 위해 수도권으로 떠났다. 서울에서 지역을 어떻게 말하는지를 알아야, 제대로 지역을 연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고향에 대한 부채 의식이 그를 따라다녔다. <뉴스민> 후원도 그래서 시작했다.

허필윤(30대) 씨는 고려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과정 중이다. 경북대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지방의회를 연구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의회에서 일하기도 했다. 지금은 수도권 규제의 완화가 수도권과 지방 간 산업격차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는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기 위해 <뉴스민> 기사를 자주 참고한다.

“대구에 있을 때는 국민의힘이 지역에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예산이나 재정을 주무르는 ‘리바이어던’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수도권에 와 보니 지방 권력이 광고비로 언론을 통제한다든가 국회의원이 바뀌면 지방의원들도 공천을 못 받는 사례 같은 걸 보면서, 수도권도 나름의 경쟁이 있지만 결국 똑같은 권력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지역에서 시정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뉴스민>의 ‘준표청산’ 기사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 홍준표 전 시장이 대구를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적 수단화했는지가 잘 드러나 있다.”

▲“문화예술,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늘려주면 좋겠다. 대구의 삼성라이온즈파크 관중이 전국 구단 중 가장 많다. 대구에 그만큼 문화콘텐츠가 부족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사진=허필윤)

필윤 씨는 지역이 사람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 초격차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다. 예를 들어 인구 50만 명 이상이면 지자체가 연구원을 설립할 수 있다. 대부분 지자체 용역을 수행한다는 한계가 있긴 해도 도시의 아젠다를 제시하고 정책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한다. 시흥, 안산, 김해에는 연구원이 있지만 조건이 되는 포항에는 연구원 설립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사급 인력이 안 온다는 게 이유다. 인구 50만이 넘는 도시가 많은 수도권에는 시정연구원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여기에서 초격차가 생긴다. 피상적으로 R&D나 인재개발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지역이 사람에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을 유치한다 해도 헤드쿼터는 수도권에 두고 손발만 내려온다. 결국 인프라만으론 한계가 있다.”

<뉴스민>에 바라는 점을 묻자 필윤 씨는 다양한 측면에서 조언을 전했다. “일상 기사를 전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매체가 쓰지 않는 이슈, 관점의 기사를 써줬으면 좋겠다. 힘들겠지만 경북 내 기초단위에 대한 감시도 애써달라. 작은 지자체일수록 공공 부문의 역할이 더 큰데, 그만큼 감시의 사각지대도 많다. 우리 편, 네 편이 없는 <뉴스민>이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이다. 또 지역의 젊은 학자 그룹을 발굴하고 엮어내는 플랫폼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언로가 없어서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하는 연구자가 많다. 문화예술,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늘려주면 좋겠다. 대구FC를 한국의 바르셀로나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과연 대구FC가 이에 맞는 행보를 걷고 있는가를 검증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보다 말랑말랑한 소재의 기사를 써달라”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