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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민>은 12.3 내란 이후 매주 대구와 경북 곳곳의 광장에 선 시민 41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이 바라보는 내란의 원인과 그로 인해 악화된 문제는 무엇이며, 대구·경북이 그것에 더 기여한 것이 있는지를 물었다. 뿐만 아니라 12.3 내란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완수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물었다. 광장의 힘으로 우리는 대구·경북을 새롭게 태어나게 할 수 있을지 엿보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TK리부트는 가능할 것인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탐구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광장 : TK리부트] ① 박정희를 청산해야, ‘윤석열 내란’도 청산할 수 있다
[광장 : TK리부트] ② ‘윤석열’과 ‘윤석열들’을 만든 사회
[광장 : TK리부트] ③ 내란으로 핀 혐오의 꽃
[광장 : TK리부트] ④ 내란 청산이 제1과제
[광장 : TK리부트] ⑤ 내란이 들춘 언론의 민낯
[광장 : TK리부트] ⑥ 양당체제가 키운 내란의 씨앗
[광장 : TK리부트] ⑦ 내란을 넘어 대전환으로 : 어떤 민주공화국인가
[광장 : TK리부트] ⑧ 뉴스민이 만난 대구·경북 광장 시민들
12.3 윤석열 내란에 맞선 힘의 근원은 ‘광장’이었다. 광장은 시민의 의지가 모이는 곳이자, 다양한 의제가 쏟아져 나오는 연대의 장이기도 했다. 광장에 있으면, 일상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존재나 의제도 존중받고 조명되는 듯했다. 하지만 광장이 정말 티 없이 맑은 거울처럼 환하기만 했을까. 광장이 줬던 열기를 헤집고, 광장 내부의 차별과 배제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팡자(가명, 20대) 씨는 광장이 주는 벅찬 감격, 특히 연결돼 있다는 감각을 느끼며, 윤석열 퇴진 이후에도 새롭게 만난 ‘동지’들과 꾸준히 연결되어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만큼 더욱 광장 내부의 차별과 배제에도 주목하게 됐다. 광장이 혐오와 배제, 차별 위에 설 수는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광장에 꾸준히 있었던 사람으로서 와닿은 건데요. 소수자가 함께하는 광장 그 안에서도 진영 논리가 있고 또 다른 집단을 배척하는 태도도 있었어요. 서로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역사가 깊어서인지, 문제를 알려고 하지 않고 싶어 한다는 점도 느껴졌어요. 예를 들어 성소수자에 대한 태도가 있어요.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생물학적 여성만 인정하고 젠더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적이 있거든요. 트렌스젠더 혐오도 보였고요. 이 외에도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분들이 소수자를 배제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서 팡자 씨는 타인을 쉽게 배제하는 진영 논리를 강화된 사회 문제로 꼽는다. 이러한 태도의 배경에는 타인을 알려고 하지 않는 무지에의 의지가 있다고도 생각한다. 때문에 내란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한 과제로도 팡자 씨는 ‘법적 안전망’을 꼽는다. 차별금지법, 노란봉투법(노조법 2조, 3조 개정) 도입을 그 상징적 사례로 여긴다.
팡자 씨는 “법적 안전망이 생겨야 한다. 차별금지법, 노조법 2,3조 개정이다. 이외에도 생활동반자법이라든지, 광장에서 시급하게 요구했던 것을 법으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광장에서 연결됐던 사람들이 일상에서도 꾸준히 연결되고, 이를 기반으로 삶이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사람을 약하게 만드는 게 고립감이잖아요. 저도 이를 알고 있고, 그래서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고립감에서 벗어나 꾸준히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우리’가 되면 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질 거고요. 광장에 나와서야 싸우고 있던 사람들이 보였어요. 이 사람들을 안 이상, 몰랐던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내가 외로움을 알아서, 이 사람들을 외롭게 하고 싶지 않아요.”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