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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민>은 12.3 내란 이후 매주 대구와 경북 곳곳의 광장에 선 시민 41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이 바라보는 내란의 원인과 그로 인해 악화된 문제는 무엇이며, 대구·경북이 그것에 더 기여한 것이 있는지를 물었다. 뿐만 아니라 12.3 내란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완수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물었다. 광장의 힘으로 우리는 대구·경북을 새롭게 태어나게 할 수 있을지 엿보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TK리부트는 가능할 것인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탐구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광장 : TK리부트] ① 박정희를 청산해야, ‘윤석열 내란’도 청산할 수 있다
[광장 : TK리부트] ② ‘윤석열’과 ‘윤석열들’을 만든 사회
[광장 : TK리부트] ③ 내란으로 핀 혐오의 꽃
[광장 : TK리부트] ④ 내란 청산이 제1과제
[광장 : TK리부트] ⑤ 내란이 들춘 언론의 민낯
[광장 : TK리부트] ⑥ 양당체제가 키운 내란의 씨앗
[광장 : TK리부트] ⑦ 내란을 넘어 대전환으로 : 어떤 민주공화국인가
[광장 : TK리부트] ⑧ 뉴스민이 만난 대구·경북 광장 시민들
소결(가명, 29) 씨는 이번 내란 사태를 계기로 집회에 참석하면서, 소결 씨가 살고 있는 지역 대구에 대한 애정을 새삼 깨닫게 됐다. 다른 지역 사람이 대구를 향해 쏟아내는 비난을 접했기 때문이다. 지역을 독점하는 국민의힘이 대구를 ‘아래로 보고 우습게 보는 태도’를 보이는 것에도 화가 났다. 소결 씨는 직접 쓴 대자보를 들고 집회에 나왔다. ‘대구·경북에도 사람 삽니다!’라거나, ‘TK의 콘크리트는 TK의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라는 대자보 문구는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소결 씨는 윤석열의 당선 자체에는 대구·경북의 지지가 크며, 그 지지에 따른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그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여긴다. 영남에서는 영남패권주의에 기반한 세력이 성장하는 역사가 있었다. 소결 씨는 영남패권주의에 동조하게 된 배경에 강자와의 동일시, 영남 편중의 경제 성장에 대한 경험, 영남 인맥을 통한 사회적 특혜에 대한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수도권과 달리 영남의 극우 세력은 영남 패권주의에 기반했다고 생각해요. 영남패권주의는 강자와의 동일시, 영남 편중의 경제 성장에 대한 경험, 인맥에 따른 사회적 특혜에 대한 경험을 통해 구성됐고요. 그 분위기가 토양처럼 돼 있는 것 같아요. 이 과정이 무조건적인 표심의 기반이 아닐까 생각해요.”

소결 씨는 이번 내란 사태를 겪으며 극우화된 사회 분위기를 심각한 문제점으로 여기게 됐다. 극우화의 경로에는 ‘혐오’ 현상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과제라고도 지적했다.
“극우화되는 메커니즘에 혐오가 있잖아요. 여성 혐오, 약자 혐오, 혐중. 이 혐오 감성이 너무 심해지고 있고, 나와 사상이 다른 사람을 말살하려는 분위기도 심각해요. 이 문제를 되돌리려면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들 거 같아요. 정치와 일부 개신교가 결탁하는 부분도 문제고요. 그래서 우선 내란 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않으려면 용서 없는 강력한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고요, 그다음으로는 혐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해요. 그리고 정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치 이야기가 금기시되는 분위기가 있고, 개개인도 고립되어 살고 있어서 논의할 장이 없으니까요. 함께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장이 필요해요.”
끝으로 소결 씨는 윤석열 다음 정부의 과제로 ▲내란 세력 심판 ▲검찰 개혁 ▲언론 개혁 ▲민생 안정 ▲광장에서 나온 사회 대개혁 과제에 대한 수행을 꼽았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