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표청산] 홍준표 떠나자 ‘맑은물 하이웨이’도 동력 잃나

안동댐만 고수하던 대구시, ‘구미 해평도 열어놓고 논의’
김정기 행정부시장, “정부가 구미시장 설득한다고 해”

21:55
Voiced by Amazon Polly

[편집자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1,000일 가량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100+1 대구 혁신을 ‘완성’했다고 주장하지만, 반대로 그가 말하는 성과라는 게 과장되었고, 오히려 재임 기간 동안 시정이 사유화되고, 민주주의는 후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시장이 권한대행을 하는 1년여 동안 다양한 영역에서 이 문제는 계속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민>은 후임 시장이 당선되어 새로운 대구 시정이 열리기 전까지, 홍준표 재임 1,000일이 대구에 무엇을 남겼는지 기록해두기로 했다.

추신, 제보도 받습니다. 제보는 newsmin@newsmin.co.kr으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추진한 ‘맑은물 하이웨이’ 정책도 그가 떠나자 힘을 잃고 수정 국면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안동댐을 취수원으로 활용해 식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환경적·재정적 논란을 넘어, 정책 지속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구미 해평취수원 이전 정지 작업을 완료했고, 안동댐 취수에 부정적인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됐기 때문이다.

23일 대구시의회 317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정부가 구미시장을 설득한다고 했고, 저희도 구미시 입장 변경이 전제되면 구미시와 같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홍 전 시장 당시에는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대구시 취수장을 다변화하는 정책이 다시 힘을 얻게 됐다.

지난 16일 안동댐을 취수원으로 만드는 홍 전 시장의 이른바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는 맑은물하이웨이추진단장은 대구시의회에서 ‘구미시장이 반대하고 있다’며 ‘구미로의 이전이 어려운 이유’를 정부와 여당에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행정부시장은 구미 해평취수장 이전 가능성도 열어놓고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거다.

김 부시장은 “안동댐은 기본적으로 수량이나 수질적으론 상당히 나은데, 상대적으로 사업비가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다”며 “해평취수장은 수량이 일취수량의 반 정도만 취수하도록 되어 있고, 나머지는 고도 정수처리를 시비로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안동댐과 구미 해평취수장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개 안을 동시에 놓고 정부와 국정과제 협의를 하고 있다. 안동댐을 우선 협의하되, 구미시 입장 변경이 있다면 해평취수장안도 배제하지 않을거다. 열어놓고 정부 여당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6일 장재옥 대구시 맑은물하이웨이추진단장은 대구시의회 맑은물공급추진특별위원회에서 “조기 대선과 새 정부 출범으로 대구 취수원 이전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더불어민주당과 국정기획위원회에 대구 취수원 구미 추진이 어려운 상황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단장은 “구미 해평안은 구미시가 반대하면 실현이 어렵고, 해당 안에는 TK신공항 이전이라는 변수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며 “안동댐 이전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나 만약 새 정부에서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이 안된다고 하면 국가가 (구미 사업에 대해)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낙동유역본부장을 지낸 장 단장은 2022년 7월 홍준표 전 시장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금호강르네상스 사업 추진을 위해 들인 외부 전문가다. 장 단장은 금호강르네상스 사업을 맡아 하다가 2023년 5월부터 맑은물하이웨이추진단으로 확대 개편된 부서장이 됐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