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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대구 동네책방 모디(이하 모디)가 쎄라비음악다방에서 <평민철학자 해월 최시형>의 저자 김용휘를 초대한 책담회를 열었다. 모디 개점 기념 첫 책담회로 마련한 이번 행사는 시집 ‘이번 차는 그냥 보내자’ 저자 황규관 시인이 대담을 맡아 진행했다.

황규관 시인은 책담회에 앞서 “김용휘 선생의 <평민철학자 해월 최시형> 덕에 동학이 천도교로 대고천하 한 뒤의 역사를 쪼매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고 조금 더 동학이 우리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인식이 넓어진 것 같다”고 평했다.
유별난 대구의 폭염 가운데 열린 책담회는 송필경 전 (사)전태일의친구들 이사장과 이승렬 전 영남대 교수, 김용락 시인을 비롯해 해월과 동학에 관심을 가진 독자 약 30명이 자리를 채운 가운데 황규관 시인의 질문과 김용휘 작가의 대답, 관객과 질의 응답, 사인회까지 2시간 30분 동안 열렸다.
연극배우 이미정 씨는 “황규관 시인이 ‘경천, 경인, 경물’의 삼경 가운데 ‘경물’을 말하며 핵폭탄 같은 것도 공경해야 하냐는 질문을 했는데, 그게 재밌었다. 그 질문에 대해 작가는 ‘핵폭탄에 대한 공경은 안전한 폐기’라고 의미있는 대답을 들려줬다. 대학 시절 ‘동학농민가’ 이후 다시 동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용휘 작가는 “해월 최시형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일이다. 서양이 주도해서 만들어 온 근대적 세계와 달리, 물질과 정신이 분리되지 않는 세계, 힘으로 남을 이기고 지배하는 삶보다는 서로를 공경하고 돌보고 살리는 것을 삶의 당연한 원리로 여기는 도의적 세계, 더 많이 가짐으로써 물질적 안정에 안주하는 삶보다는 청빈하지만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세계가 그것”이라고 책 머리말에 적었다.
책은 해월의 생애를 따라 ‘시천주’, ‘인내천’, ‘수심정기’, ‘이천식천’ 등을 지금의 말로 해석했다. 또한 기후위기, 공동체 해체, 젠더 불평등, 영성의 상실과 같은 현대의 과제를 짚고, 해월의 철학이 그에 대한 해결 방향을 제시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평민철학자 해월 최시형>은 작가의 전작인 <우리 학문으로서의 동학>, <최제우의 철학>, <손병희의 철학>에 이어 동학 제2세 교주 해월 최시형(1827~1898)의 철학과 실천을 오늘의 시점에서 재조명한 철학 평전이다. 작가는 현재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생명평화위원장, ‘방정환배움공동체 구름달’ 대표로 활동하며 대구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양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철학과에서 동양철학으로 석사, 고려대 대학원에서 ‘동학의 시천주 사상 연구’로 박사를 했다.
김채원 모디 대표는 “황규관 시인은 삼례, 전주 등 동학농민혁명의 전적지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동학의 발원지 경상도에서 동학을 연구하며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김용휘 작가와 동학의 전적지를 탐방하는 황규관 시인의 대담은 동학의 흐름과 역사를 통합적으로 살펴볼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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