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대자보 바람

경북대 총학생회도 반대 성명 발표...대자보 2시간 만에 사라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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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대자보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경북대학교 총학생회는 “정부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의 입맛에 맞게 역사를 재단하기 위해 억지 구실을 붙이고 국민을 호도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길, 다양한 사고를 통해 해석해야 할 역사에 왜곡이란 굴레와 멍에를 씌우지 않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신 독재가 종식되고 군사 정권이 물러난 이후 1996년을 기점으로 민주화의 바람 속에 국정 교과서 제도는 역사에서 사라졌다. 민주적으로 정부를 뽑고 20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5년에, 독재 정권의 유물인 국정 국사 교과서를 정부에서 다시 쓰겠다고 한다”며 “역사는 근본적으로 올바름을 판단할 수 없는 학문이다. 객관적인 역사 해석은 존재할 수 없다. 다만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뿐이다. 역사에 대한 판단은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난?16일?오후 경북대학교 학생 자치 언론 복현교지편집위원회도 ‘유신 반동 민주퇴행 국정교과서 반대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학내 곳곳에 붙였다.

복현교지는 “오른쪽 끝에서 바라보면 모든 사람이 왼쪽에 서 있다. 오른쪽 맨 끝에 선 사람이 자신의 왼쪽 모든 사람에게 왼쪽으로 치우쳐져 있다고 말한다면 과연 객관적인가.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든다는 미명 아래 하나의 올바름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민주적인가”라며 “교육부는 민주와 자유의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교과서 국정화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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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경북대 이문호

청년독립군 경북대학교지부도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쿠데타,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역사 교육 획일화는 역사를 ‘역행’하는 행위다” 등의 대자보를 붙였다.?청년 독립군의 대자보는 빨간색으로 낙서가 되기도 했다.

또, 유경진(경북대 사회과학대학 사회복지학과) 씨도 19일 오전 대자보를 붙여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우리의 삶을 나 혼자 평가할 수 없듯이 역사도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서술되어야 한다. 하나의 ‘올바른’ 시각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해석하도록 가르쳐야 한다”며 “대학생 여러분, 우리의 역사를 올곧은 우리의 눈으로 봅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대자보는 붙인 지?2시간여 만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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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경북대 이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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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경북대 이문호

한편, 경북대학교 사학과 학생회가 지난 15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성명을 발표했고, 19일 사학과 교수 9명 전원이 국정화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