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기념탑 참배 윤석열, “‘대구 보수’는 진영 아냐…리버럴한 도시”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대구 방문
"주 52시간 근무제 발언 논란은 왜곡"

15:00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이후 처음 대구에 와  ‘민주주의’와 ‘통합’을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대구의 보수성’을 두고 “대구·경북에 기득권을 수호하는 보수는 전혀 없다. 나라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진보적이고 리버럴한 도시”라고 해석했다.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2.28민주운동기념탑 참배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

20일 윤석열 전 총장은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2.28민주운동기념탑 참배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곳에는 윤 전 총장 방문 2시간 전부터 지지자들이 몰렸다. 윤 전 총장이 도착한 오전 11시 10분경에는 지지자 300여 명이 “윤석열”을 연호했다. 윤 전 총장은 방명록에 “2.28 정신을 이어받아 법치와 민주주의 기반으로 대구·경북의 재도약과 번영을 위해 힘껏 뛰겠습니다”고 썼다.

이후 기념탑 뒤편에 마련한 간이 천막에서 2.28민주운동 원로들과 간담회를 20분간 진행했다. 윤 전 총장은 “4.19는 2월 28일 대구의거에서 시작해 이승만 하야까지 이어진 국민 혁명이었다. 시작이 바로 대구였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민주화 운동의 시작이 바로 이곳”이라며 “과거의 기억으로 끝내서는 안 되고,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이 힘을 합쳐서 산업화를 선도해온 이 지역이 다시 한 번 법치와 민주에 입각해 재도약하고, 큰 번영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홍종흠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원로위원이 “대구를 보수의 도시, 보수꼴통의 도시라고 말한다. 보수를 넘어 온갖 이상한 수식어가 있는 도시로 이야기되는데 대구의 보수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윤 전 총장은 “저는 대구·경북 지역이 보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말씀드리는 보수는 어른을 공경하고, 유교 문화가 잘 안착되어 있는 곳이라는 뜻이지, 진영에 있어서 보수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해방공간에서도 대구지역 많은 분들이 서구 문물을 일찍 접하고, 당시 기준으로는 진보인사들도 많았고, 심지어는 한국의 모스크바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깨친 분들이 많았다”며 “대구에 세 번 근무하면서 많은 분을 만나봤지만, 기득권을 수호하는 그런 보수는 전혀 없다. 오히려 대경지역은 기득권을 타파하고, 나라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진보적이고 리버럴한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총장이 2.28민주운동기념탑을 참배하고 “2.28 정신을 이어 받아 법치와 민주주의 기반으로 대구 경북의 재도약과 번영을 위해 힘껏 뛰겠다”며 방명록을 남겼다.

윤 전 총장은 12시 15분께 중구 서문시장에 도착해 상가연합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형기(전 미래통합당 대구시당 공동선대위원장), 김환열(전 대구MBC 사장), 김의식(전 대구시의회 부의장), 이기환(전 소방방재청장) 뉴대구 공동대표, 김범수 서문시장상가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상인들로부터 서문시장의 애로사항,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난 윤 전 총장은 “단순히 전통시장을 유지하는 차원이 아니고, 많은 소상인, 자영업자들이 상품거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정부가 만들어 지원하고,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터운 중산층을 만들어나간다는 경제 담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일 12시 10분께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지자들과 취재진에 둘러쌓여 있다.

최근 불거진 주 52시간 근무제 논란과 관련해서는 ‘왜곡’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19일 공개된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은 “스타트업 청년을 만났더니, 주 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하더라”며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120시간 일하라는 식으로 왜곡한다고 들었는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며 “주당 52시간 일에 종류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근로자 스스로 근로조건에 대해 자기결정권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기업뿐만 아니라 근로자까지 좋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 시기에 대해선 “정치를 시작하면서 어떤 정당을 선택하거나,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하기 위한 방안 중에 선택지를 고르는 것보다 많은 분들과 현장에서 직접 스킨십을 하고 얘기도 들어보고 눈으로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은 대구동산병원을 방문해 코로나 극복 간담회, 동성로 일대에서 자영업자 간담회를 가졌고, 지역 방송사와 인터뷰 일정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