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가 ‘바라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기대처럼 될까?

전국적으로 대구경북에서 단일화 찬성 여론 높지만
지지하는 윤석열보다 안철수에 우호적인 단일화 여론

11:29

선거 때만 되면 반복되는 ‘단일화’ 이슈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예외없이 대선 판도를 가를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윤-안 단일화 여론은 높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신년들어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애초 단일화 요구는 윤 후보의 강력한 지지층에서 컸지만 실제 단일화 후보로는 안 후보 지지가 더 강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신년들어 공개된 여론조사 중 윤-안 단일화에 대한 조사는 JTBC가 (주)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2일 사이에 진행한 조사가 처음이다. 해당 조사는 윤-안 단일화에 대한 찬성 여부와 단일화 시 후보 적합도까지 물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조사결과를 보면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찬성 41.4%, 반대 42.9%로 표본오차 안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령별로는 윤석열 후보 지지 여론이 강한 60세 이상층에서만 단일화 찬성(56.6%) 여론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대구·경북, 강원·제주 등 3개 권역에서 찬성 여론이 높았는데, 윤 후보 지지 여론이 높은 대구·경북의 찬성율이 62%로 다른 지역(강원·제주 47.5%, 서울 45.4%)을 압도했다.

윤 후보 지지층에서만 83.7%가 단일화에 찬성했고, 안 후보 지지층에선 48.6%가 찬성하고 48.9%가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상대적으로 윤 후보의 지지층에서 단일화 여론이 높게 형성된 것이다. 이는 1월 3일부터 4일 사이 실시된 KBS의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KBS가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단일화 찬성 여부와 단일 후보 적합도를 물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결과는 앞선 조사와 마찬가지로 단일화 찬성(42.6%) 여론이 반대(47.8%)를 앞서지 못했다. 60대 이상 연령층과 대구·경북, 윤 후보 지지층에서 단일화 찬성 여론이 높은 것도 동일했다.

두 조사의 차이는 후보 적합도에서 나타났다. JTBC 조사에선 안 후보 41.1%, 윤 후보 30.6%로 안 후보가 적합도면에서 앞섰지만, KBS 조사에선 윤석열 57.4%, 안철수 36.4%로 윤 후보가 앞섰다.

JTBC 조사에서 안 후보는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윤 후보를 앞섰고, 지역별로는 대구·경북과 대전·세종·충청 권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앞섰다. 단일화 찬성 여론이 높게 나타난 서울과 강원·제주에서도 안 후보는 윤 후보보다 7% 가량 앞섰다. KBS 조사에선 윤 후보가 40대 이상 연령층에서 모두 앞섰고, 지역별로도 광주·전라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윤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반된 결과는 이후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변화되는 기류를 보인다. 6일부터 10일까지 언론을 통해 공표된 윤-안 단일 후보 적합도를 묻는 전국 단위 여론조사 4건에서 안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확인됐다.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이 단일화 찬성층에게 단일 후보를 물었을 때 윤 후보가 앞선 결과만 확인될 뿐이다. 윤 후보 지지층에서 단일화 찬성 여론이 높은 사실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 1월 6일부터 10일 사이 발표된 단일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적합도나 경쟁력 부분에서 안 후보가 윤 후보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조사가 계속 확인된다면 실제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그 과정이 지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화 룰을 두고 양측이 서로 유리한 방안을 고수하며 다투거나 그 과정에서 단일화 자체가 좌초될 수 있다.

이미 안 후보 측은 단일화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고,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국민의힘 관계자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나 헌정 사상 성공적인 단일화가 많지 않았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대구경북이 주도하는 단일화 여론이 기대만큼 충족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셈이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