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구첨단물류센터 준공을 향한 염려의 시선

지난달 24일 준공식···대구시 장밋빛 전망 담은 자료 내
쿠팡 내 노동환경, 고용의 질에 대한 우려는 꾸준
지자체의 관리·감독 역할에도 충실해야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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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대구 첨단물류센터(대구FC)가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준공 완료했다. 전체면적 33만㎡,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축구장 46개 넓이의 국내에서 가장 큰 단일 물류센터다. 대구시는 보도자료까지 내며 준공 이후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지만, 관리·감독해야 할 지자체의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대구FC는 오는 4월 말부터 시범 운영해 2023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2019년 5월 설계를 시작해 2020년 2월 착공했다. 착공 이후 2년 만에 준공한 셈이다. 쿠팡은 “최소 3,2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국내 최고의 최첨단 설비를 구축할 예정으로, 추가 투자를 고려하면 생산과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1조 원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사진=쿠팡 뉴스룸

대구시는 쿠팡 물류센터 유치를 위해 꽤 공을 들였다. 기존에는 제조업·지식산업 등만 산업단지 내 산업시설구역 입주가 가능했으나, 2020년 5월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e커머스 등 전자상거래업도 입주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 대구시가 앞장서 규제개혁을 위해 노력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가 최초로 중앙부처에 법 개정 건의를 했다. 쿠팡 입장에서는 교통이 원활한 대구산업단지 중심에 거점을 두고 남부권 전체를 아우를 수 있게 된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물류센터 개소를 통해 ▲남부권을 아우르는 전국 단위 물류시스템의 핵심 거점 ▲2,500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비즈니스 성장 기회 제공 ▲대구 및 경북권 소재 기업의 물류비를 절감 ▲대구 및 영남권의 로켓배송 서비스 또한 개선 등을 전망했다.

▲3월 24일 대구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쿠팡 대구 첨단물류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박대준 쿠팡 대표(다섯 번째)를 비롯해 관계자들의 모습. 사진=쿠팡 뉴스룸

지자체와 쿠팡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자체가 환영만 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일용직 중심의 고용 문제는 전국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 장덕준 씨가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작업 후 숨진 지 1년 6개월가량 지났지만 유족과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재방방지대책은 사실상 진전이 없다. 김한민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노조는 계속해서 지자체의 관리 감독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껏 지자체는 땅만 주고 완공 이후에는 아무런 권한도 행사하지 못하는 구조였다. 사고가 발생하면 이 악순환 때문에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고 지적했다.

고용의 질에 대한 지적도 있다. 쿠팡과 대구시는 신규 일자리 2,500개를 공언하면서 여성·중장년 중심으로 지역민을 우선 고용할 계획이라곤 밝혔지만 정규직, 단기계약직, 일용직의 비율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는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지난해 7월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에 따르면 쿠팡과 아마존 1곳당 물류센터 2,500명 인력 중 정규직은 5~10% 남짓에 불과하다.

김한민 지부장은 “안전보건 이슈부터 직장 내 괴롭힘 등 쿠팡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건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일하고 있는 노동자 수와 정규직·비정규직 비율, 내부 노동 환경의 실태까지 쿠팡은 공개하지 않는다. 본인들이 정보를 취사선택해 내보낸다는 점 때문에 상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