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은 대구를 어떻게 바꾸고 있나] 3. 대구은행

대구은행 지난해 3,300억 원 순이익···38.5% 증가
대구·경북 여·수신 점유율 안정적으로 유지
감소하는 대구은행 점포와 직원수
대구은행, 수도권 영업 강화 추세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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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구시가 추진한 신산업 정책이 영향일까, 2013년 대비 2021년 대구 상장사 시가총액 상위 7개 기업에 못 보던 기업이 여럿 이름 올렸다. 전통 제조업 기업이 아니라 미래차, 의료 같은 신산업 분야의 기업들이다. 새로운 산업의 성장은 기업의 성장을 가져왔지만 시민의 삶의 질도 함께 높였을까? 상장사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을 통해 신산업의 성장이 가져온 대구시민의 변화도 살펴본다.

[신산업은 대구를 어떻게 바꾸고 있나] 1. 어떤 변화
[신산업은 대구를 어떻게 바꾸고 있나] 2. 엘앤에프

금융권은 인터넷 전문은행 등장과 함께 과도기를 맞고 있다. 지방은행도 다르지 않다. 은행 업무의 대부분이 모바일 뱅킹으로 가능해지면서 기존의 여·수신 고객을 지켜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늦게 모바일 전환에 뛰어들긴 했지만, 기업 이익은 크게 줄지 않았고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실적도 거뒀다.

대구은행이 이렇게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자회사 이익 증가, 양호한 건전성 지표와 함께 지역민의 높은 충성도 덕분이다. 대구은행은 금융권 전반의 변화에도 대구경북 지역 여·수신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때문에 인구당 점포를 유지하고, 지역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등 지역은행으로서 역할도 강조된다.

대구은행 지난해 3,300억 원 순이익···38.5% 증가
대구·경북 여·수신 점유율 안정적으로 유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금융기업인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지배주주 순이익 5,031억 원으로 전년(3,422억 원) 대비 47% 증가했다. 대구은행을 비롯한 10개 자회사 중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 연간 순이익은 3,300억 원, 전년(2,383억 원)대비 38.5% 늘었다. 비은행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도 1,639억 원, 702억 원으로 전년대비 46.9%, 94.5%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DGB금융지주 연결 총자산은 85조 9,059억 원으로, 대구은행이 74.9%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하이투자증권이 10.6%, DGB생명이 7.8%이다. 이처럼 DGBB금융지주의 주력 회사인 대구은행은 금융권 전반의 변화에도 지역 여·수신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DGB금융그룹이 발표한 ‘2021년 경영실적’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2021년 9월 말 기준 대구 지역 수신 점유율은 47.9%로 3년 전인 2018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며, 여신 점유율은 2018년 말보다 0.4%포인트 오른 28.7%다. 경북도 3년 전과 비교해 큰 변화 없이 유지하고 있다. 경북 수신 점유율은 2018년 말 19.6%에서 20.7%로 1.1%포인트 올랐다. 여신 점유율 역시 18.5%에서 18.6%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지점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에도 여·수신 점유율을 지켰다는 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지방은행의 경영환경과 향후 과제’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지방은행은 지역 밀착 경영에 의한 관계형 금융, 지역특화 상품개발, 지역민의 높은 충성도 등을 기반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에서 평균적으로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성과를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의 역할이 지역민과 지역 중소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데다 흩어져 있기 때문에 수도권과 유사한 수준의 은행 서비스를 위해선 인구 당 점포 수가 더 많아야 하는 것이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시중은행, 인터넷 은행은 비용 효율성을 따져 점포 수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 지방은행은 효율 이면의 격차를 봐야 한다는 의미다.

감소하는 대구은행 점포와 직원수
대구은행, 수도권 영업 강화 추세 

대구은행의 경우 본사가 대구 수성구에 있고, 전체 영업점 90% 이상이 대구와 경북에 몰려 있을 정도로 지역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 연구위원의 설명은 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금융권 전반의 디지털 여파로 대구은행도 점포와 직원 수가 계속 줄고 있는 실정이다. 모바일·앱 뱅킹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영업점을 중심으로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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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점 추이를 보면 대구은행의 향후 방향성을 알 수 있다. 2016년 12월 122개였던 대구 내 영업지점은 지난해 12월 94개로 30%가량 줄었으며, 같은 기간 경북 내 영업지점은 50개에서 40개로, 20% 줄었다. 반면 대구·경북 밖의 영업점은 16개에서 20개로 늘었다.

영업점은 줄었지만 출장소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구는 줄이고 경북 지역은 늘렸다. 출장소는 일반 영업점보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상주하는 직원을 최소한으로 꾸리며, 전문 상담 인력이 필요한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외한 예·적금, 펀드, 대출 등 개인 여·수신 서비스를 취급한다. 16년 12월 71개였던 대구·경북의 출장소는 20년 12월 74개로 늘었다가 지난해 12월 70개로 줄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대구은행이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과 연결된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PRM(기업영업전문역) 인력을 보강하고, 경기도 영업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경기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유망 중소기업들이 수도권에 많다는 점에 집중해, 개인 금융보다 규모가 큰 기업 금융을 확대해 수익 안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2월 경산중앙병원을 찾은 대구은행 이동점포. (사진=대구은행 페이스북)

영업점이 줄어드는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대구은행은 편의점과의 협약을 통해 편의점 안 은행, 은행 안 편의점 같은 형태의 점포를 더욱 확장할 예정이라 밝혔다.

영업점 마케팅, 영업 사각지대, 점포 효율화 등 아웃바운드 영업을 수행하는 이동점포 확대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점포에 수반되는 각종 비용들이 절감되지만 고령자, 농민 등 금융소외 계층에게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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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018년은 소속 외 근로자 데이터 없음. (기업공시 서식작성 기준 개정으로 소속 외 근로자가 공시대상 미포함에서 포함으로 변경됨)

최근 5년간 직원 수도 꾸준히 줄었다. 2017년 12월 말 3,129명, 2018년 2019년 12월 말 3,050명이던 정규직 직원 수는 지난해 12월 말 2,979명으로 줄었다. 기간제 근로자 수는 2018년 12월 말 132명에서 2019년 12월 말 192명으로 늘어난 다음, 2019년 12월 말 183명, 지난해 12월 말 184명으로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파견, 하도급, 용역 등 소속 외 근로자는 약간 줄었다. 2019년 12월 말 475명이었던 소속 외 근로자는 2020년 12월 말 474명, 2021년 12월 말 454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6.2년이다. 같은 기간 전체 정규직 직원 3,050명 가운데 남성이 1,516명, 여성이 1,534명으로 여성이 18명 많다. 하지만 남성 1인 평균 급여액이 1억 2,400만 원, 여성 1인 평균 급여액이 8,500만 원으로 성별 간 급여 차는 큰 편이다.

지방은행 역할 고민해야

전문가들은 지역경제 침체와 디지털 전환의 비용적 어려움, 핀테크·빅테크의 은행산업 진출 등 산재한 어려움에도 지방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등 은행 서비스 제공도 지방은행의 중요한 역할이다. 지방 중소기업은 영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출 시 재무제표 같은 정량적 정보보다 기업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데서 나오는 정성적 정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은행과 기업이 밀착하게 지내며 내부 정보를 파악하는 관계금융 이 수도권에 비해 중요하고, 이는 지방은행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병윤 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이 어려운 근본적 이유는 수도권에 비해 지역경제가 침체해 있다는 데 있다. 최근 산업구조 변화 추세가 근본적 요인인 것으로 보여 개선이 쉽지 않다. 정부의 각종 대책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점유율은 성장세라기보단 안정세다. 지역 밀착 영업의 효과라고 보고 있다. 지역민 사용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에 보답하기 위해 시중은행 대비 두 배(당기 순이익 기준)에 가까운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