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별 구하기:기후위기를 노래하라] (6) 지키는 마음을 모아, 배우 ‘김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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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생명평화아시아는 6월 5일 오후 2시 대구2.28기념중앙공원에서 ‘푸른별 구하기 프로젝트:기후위기를 노래하라’를 엽니다. 프로젝트 전 매주 참여 아티스트를 차례로 소개합니다]

“환경운동, 거창하게 느껴지잖아요. 근데 거창한 게 아니라… 나랑 관계를 맺고있는 자연, 사람, 동물,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지키고 싶어서.”

왓챠 다큐멘터리 <대안라이프>는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현 체제에서 벗어나 대안적인 삶을 선택한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그중 ‘제로-제로웨이스트’ 편의 주인공이 선택한 삶의 방식과 배경, 꿈꾸는 미래에는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마음이 저희에게도 닿았나 봅니다.

‘푸른별 구하기 프로젝트 <기후위기를 노래하라>’ 홍보대사로 위촉한 배우 ‘김꽃비’ 님을 소개합니다.

2003년 영화 ‘질투는 나의 힘’으로 데뷔한 김꽃비 님은 2009년 영화 ‘똥파리’에서 ‘연희’역으로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여 대중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렸습니다. 현재까지 필모그래피가 50개가 넘는 등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꽃비 님은 ‘바이크전도사’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작년에는 <아무튼, 바이크>라는 책까지 출판해 ‘어디든 갈 수 있는 힘’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제주도 바이크 여행을 즐겨하다가 제주도에 정착한 배우, 자연과 가까운 곳에 머물며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실천해나가는 배우 김꽃비 님을 서면으로 만났습니다. 인터뷰 질문은 생명평화아시아 사무국장 명은 님이 준비했습니다.

▲배우 김꽃비

제로웨이스트가 ‘대안’을 넘어 ‘보편’이 되길

Q. 안녕하세요, 꽃비 님. 푸른별 구하기 프로젝트에 홍보대사로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요즘 근황을 나누어보면 어떨까요? 제주도에서 지내고 계시지요?

-안녕하세요. 홍보대사로 위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저는 3년 전에 제주로 이주해서 살고 있습니다.

Q. 그렇군요. 추구하시는 삶을 적극적으로 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왓챠 시리즈인 다큐멘터리 ‘대안라이프’에서 ‘제로-제로웨이스트’편을 보았습니다. 꽃비 님의 제주도 생활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서울에서 지내시다가 제주도를 선택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아니면 천천히 일어난 변화인가요?

-천천히 일어난 변화이기도 하고 갑자기 결정된 일이기도 해요! 모터바이크를 타면서 제주에 여행을 오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제주도는 좋아하는 여행지였다가, 한 달 살기를 계기로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 한 달 살기를 했을 때 우연히 당근마켓에 집이 나온 걸 봤는데 제가 딱 원하던 집이었어요. 제주에서 흔치 않은 전세 매물이기도 해서 당장 계약하고 바로 서울 가서 집을 정리하고 이사를 했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죠. 하지만 다년간 바라왔던 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죠.

Q. ‘제로-제로웨이스트’에 등장하신 할머니가 기억에 남습니다. 같이 할머니 사진첩을 보기도 하셨는데, 이웃이신 건가요? 짧은 다큐여서 상세히 나오지는 않아서 살짝 궁금했어요.

-굉장히 반가운 질문이에요. 사실 제가 트위터에 이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아직 풀지 못하고 있었어요. 김옥자 님은 제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노년이셨어요. 바로 뒷집 이웃이었는데 오며가며 인사를 하고 한 마디씩 안부를 물으며 지내면서 이분의 범상치 않음을 느꼈어요. 사람의 말 한 마디에도 그 사람이 다 묻어나잖아요. 90세가 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굉장히 예의가 바르셨어요. 세대 간 문화가 다르니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이전 세대의 태도가 무례하다고 느껴지게 마련인데 그러시질 않았어요. 그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살면서 어떤 사람을 롤모델로 삼아본 적이 거의 없는데 김옥자 님을 보면서 ‘내가 나중에 노인이 되어도 저렇게 머리가 맑고 예의 바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본받고 싶다’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분이에요. 그래서 더 친해졌고, 또 대화할수록 이분이 머리가 굉장히 좋으시고 아직도 굉장히 총명하시다는 걸 알고 더욱 존경심이 들었어요. 그건 타고난 머리도 있겠지만 항상 머리로 깨어있고 생각하는 습관을 지니셔서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김옥자 님은 ‘대안라이프’ 촬영이 끝나고 몇 달 후에 주무시다 편안하게 돌아가셨어요. 영상에 모습을 남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렇게라도 계속 볼 수 있으니까요.

Q. 조금 가벼운 질문을 던져봅니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쯤이신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요?

-아침 시간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평생 올빼미로 살아왔는데 제주에서 두 번째 한 달 살기를 한 첫날 아침 갑자기 일출과 함께 눈이 떠졌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아침형 인간으로 살고 있어요. 일어나서 커피를 내리고 빵을 구워 아침을 차려먹고 모닝페이지를 쓰는 아침 시간이 제일 좋아요.

Q. 도시에 살면 끊임없이 일하고, 소비하게 부추김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들 바쁘게 움직이니 덩달아 그러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느낌? 꽃비 님의 모습이 ‘대안라이프’에 담겼는데, ‘대안’이라는 단어는 선택지가 될 수는 있지만 모두가 선택하지는 않는 혹은 할 수 없는 느낌입니다. 꽃비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도시에서도 ‘대안’적인 삶이 보편이 될 수 있을까요?

-제가 시골에 와서 깨달은 게 소비에 대한 거였어요. 서울에 살 땐 모든 게 돈이고 소비였어요. 심심하면 몰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다가 견물생심이라 뭐 하나라도 더 사게 되고 갈 곳이 없으면 카페에 갔죠. 눈에 보이는 모든 게 광고고 상품이니 자꾸 뭘 사게 되는 거죠. 돈 쓰는 게 제일 즐겁고요. 그 안에 살면서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 외에 할 수 있는 게, 대안이 딱히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개개인이 많아지면 사회도 자연스레 변하겠죠. 다만 개개인에게 너무 죄책감을 지우거나 책임감을 요구하는 방식보다는 기업이나 정부와 같은 큰 틀이 변화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초등학생 때부터 연극무대에 서셨다고 보았습니다. 연기자로서의 정체성이 꽃비 님에게 주요하게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그러신가요? 지금까지의 작품 중에 애정이 가는 작품은 어떤 게 있으신가요?

-네, 지금은 제주에 살고 있기도 하고 작품을 굉장히 드물게 하고 있는데요. 저는 계속 연기가 하고 싶어요.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으로는 <똥파리>를 빼놓을 수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삼거리극장>을 정말 좋아해요.

Q. 그렇다고 본인을 연기자라는 틀에 가둬두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걸 좋아하신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어느 날은 유튜버 햄튜브 영상을 보는데, 바이크를 타는 꽃비 님이 등장하여 반가웠습니다. 제주도에서도 바이크를 즐기고 계시나요? 요즘 새로이 하고 계시거나 시도하고 싶은 도전이 있다면요?

-바이크는 계속 타고 있지요. 새로 관심 가진 것들은 이것저것 많은데요. 바닷가에 살고 있다보니 바다 활동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패들보드랑 프리다이빙을 배워보고 싶어요. 마당 가꾸기도 재미있어요. 또 제로웨이스트 때문에 시작한 비누, 화장품 등등 만들기도요.

Q. 같이 지내는 고양이가 있으신 것 같던데 맞나요? 이름이 무엇인가요?

-고양이 세 마리와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어요. 계획하지 않은 구조로 식구들이 늘어났는데 몸이 하나라도 부족해요. 이름은 문래, 만디, 파랑이, 보람보(강아지) 입니다!

Q. 여러 질문을 드리다보니, 생각이 났어요! 저희 인터뷰가 푸른별 구하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것이… 중요한 기후위기를 이야기 안 나눠볼 수 없을 것 같네요. 꽃비 님이 느끼는 기후위기는 어떤가요?

-기후위기를 생각하면 정말 두려워요. 이 지구가 언제까지 버텨줄 수 있을까? 이미 무너지고 있는 것 같은데.. 전염병, 해수면 상승, 온난화, 식량위기 등등 점점 체감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잖아요.

Q. 홍보대사로서 기후위기와 관련하여 메시지를 전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기후위기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그 시작은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영화 <돈룩업>을 봤는데요. 픽션이지만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이고 블랙 코미디지만 너무 현실적이라 웃을 수가 없었어요. 기후위기는 당장 우리 앞에 다가온 현실입니다. 지금 당장 행동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너무 늦어버릴지 모릅니다.

Q. 푸른별 구하기 프로젝트 음원이 나왔습니다! 들어보셨지요? 이번 노래가 널리 퍼질 수 있게 추천의 말씀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노래의 힘은 강하잖아요.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더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다재다능한 꽃비 님의 앞으로의 소식이 궁금합니다. 작품이나 다른 활동으로 꽃비 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요?

-네! 자주는 아니어도 꾸준히 작품 활동할 거니까 나오면 관심 부탁드려요!

푸른별 구하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법

‘푸른별 구하기 <기후위기를 노래하라>’ 콘서트는 기후위기를 주제로 노래하고 이를 적극 알리는 콘서트입니다. 기후위기 그 자체를 주제로 하는 콘서트로는 국내 최초입니다. 이날 뮤지션들은 직접 기후위기에 관한 노래를 작사, 작곡하여 선보입니다. 선공개된 음원은 각종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들어보실 수 있으며, 환경을 위해 별도의 CD앨범은 제작하지 않았습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개인용 플라스틱 물병을 비치하는 대신 정수기를 사용하고 다회용 컵을 대여해 드립니다. 일회용 핸드타월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손수건을 굿즈로 판매합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공연 문화를 만드는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놀러오세요.

위 콘서트는 6월 5일 일요일 낮 2시 대구 228기념중앙공원(대구 중구 동성로2길 80(공평동)) 야외무대에서 펼쳐집니다. 에어쇼파, 피크닉 존 등이 마련된 소규모 락페스티벌이라 생각하시고 참석해 즐겨주세요! 아, 방구석 콘서트 참여도 가능합니다. 생명평화아시아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ecopeacea)에서 콘서트를 실시간 중계할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콘서트 취지에 매우 동감하나 오프라인, 온라인 참석이 모두 어려우시다면 기부금으로 여러분들의 마음을 보내주세요. 푸른별 구하기 콘서트 홍보 및 기후위기 캠페인 확대를 위해 뜻깊게 사용하겠습니다. 푸른별 구하기 프로젝트에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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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생명평화아시아 자원활동가 방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