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사업비는 화수분? 또 늘어난 예측치

3,200m 길이 추가 활주로 건설 계획 발표
추가 사업비 조 단위 넘을 것으로 전망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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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추진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조성 사업비가 ‘화수분’처럼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월 홍 시장 주도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마련해 발의하면서 이전보다 10조 원 가량 늘어난 규모(26조 4,000억 원)를 발표했고, 13일에는 민간공항 추가 건립안을 내놓으며 또다시 조 단위 증가를 예고했다.

대구시는 13일 기자설명회를 갖고 통합신공항 민간공항 규모 및 조감도를 공개했다. 지난 7월 7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설명회, 8월 18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기본계획 설명회에 이은 세 번째 통합신공항 관련 설명회다.

이 자리에서 대구시는 현재 계획으론 2045년이 되면 여객, 화물 예측치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추가로 3,200m 길이 활주로를 짓는 2단계 계획을 발표했다. 대구시는 203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제 여객 수요의 14.2%(1,998만 명), 화물 수요의 25.1%(148만 톤)가 통합신공항을 통해 처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는 점차 늘어서 2060년이 되면 여객은 2,887만 명으로, 화물은 197만 톤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대구시의 예측치다.

대구시는 “민·군 겸용 공항 특성상 군용 항공기와 함께 활주로를 운용해야 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2045년경부터 예측수요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2035년 이후부터 민간 전용 활주로 1본을 추가하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이로 인한 추가 사업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을 꺼렸다. 배석주 대구시 통합신공항건설본부장은 추가 사업비를 얼마로 예상하느냐는 물음에 “구체적인 숫자가 나가면 확정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시설 규모가 정해지고 나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대구시는 3,200m 활주로를 추가 건설하는 2단계 통합신공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대구시)

대구시가 내놓은 2단계 사업의 규모가 3,200m 길이 활주로와 그에 따른 항공기 계류장, UAM(도심항공교통)을 위한 버티포트 등을 고려하면 추가되는 사업비도 조 단위를 훌쩍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통합신공항 건설 사업비는 홍 시장이 국비 공항 추진을 천명한 후 사업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 대구시가 밝힌 사업비 예상치는 ▲군공항 건설 10조 8,000억 원 ▲민간공항 건설 1조 4,000억 원 ▲공항도시 조성 3조 6,000억 원 ▲공항산업단지 조성 1조 5,000억 원 ▲교통망 구축 9조 1,000억 원 등 26조 4,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11월 대구시가 대통령 후보와 정당에 건의하기 위해 마련한 통합신공항 건설 사업비 17조 4,184억 원 보다도 약 10조 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당시 대구시는 군·민 통합공항 이전과 신공항 연계 교통망 구축, 후적지 조성 사업, 공항 배후 경제권 조성 사업 예산 등을 망라해 사업비를 추계했다.

지난 8월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는 활주로 1본을 3.8km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이전의 12조 2,000억 원 규모의 공항 건설비도 수천억 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고, 이날 다시 민항 활주로 추가 계획을 밝히면서 많으면 조 단위를 넘어서는 예산 증가를 수반하게 됐다.

대구시는 민간공항 건설의 키를 쥐고 있는 국토교통부와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배 본부장은 “국토부에 공식 협의체 구성을 건의하고 긍정적인 답은 들었다”며 “사전 타당성 조사 기간이 있기 때문에 그 기간에 저희 요구를 하는 것이고,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