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발레오전장, 12년 만에 노조 전면 파업

단체협약 불발···근무시간·상여금 등 노동조건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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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법인 창조컨설팅으로 인한 ‘노조파괴’ 사태를 겪은 경북 경주 자동차부품업체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에서 전면 파업이 시작됐다. 발레오전장에서 전면 파업은 2010년 노조파괴 이후 12년 만이다.

금속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는 19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과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22차례 교섭했는데도 타결되지 않자, 쟁의행위 찬반투표(찬성 95.5%)를 거쳐 파업을 시작했다.

▲전면 파업에 돌입한 금속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

노조는 금속노조가 아닌 기업노조가 대표노조이던 시절 단체협약이 임금, 복지, 수당 등을 전반적으로 삭감했기 때문에, 2008년 금속노조와 맺었던 단체협약으로의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주야 맞교대 방식을 주간 2교대 방식으로 전환, 각종 수당 원상회복 등이 주요 요구다. 또한, 창조컨설팅과 모의해 2010년 2월 16일부터 99일 동안 불법 직장폐쇄를 한 점에 대해서도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파업으로 주간에는 공장이 가동되지 않고 있으며, 야간 동안 비조합원들이 일부 가동에 참여하고 있다.

노조는 “우리는 지난 12년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치유받고자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과거사 청산을 요구하고 있다”며 “22차례 교섭 이후 경영진은 아무런 안을 내놓지 않고 그룹만 쳐다보고 있다.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신시연 금속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장은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불법 부당한 노조파괴로 인해 조합원의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손해가 크다”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은 해도 배상은 할 수 없다는 것은 진정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민>은 노조 파업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발레오전장 사측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2010년 발레오전장의 경비·식당 업무 외주화에 노조가 반발해 파업을 벌이자 회사는 창조컨설팅과 공모해 제2 노조 설립을 지원하는 등 소위 노조파괴 사건이 벌어졌다. 2015년 강기봉 당시 대표는 창조컨설팅과 공모해 노조를 파괴한 혐의로 기소됐고, 2019년 징역 8월 실형이 확정됐다. (관련기사=‘노조 파괴’ 경주 발레오전장 강기봉 대표 징역 8월 확정(‘19.7.25))

노조파괴로 와해된 금속노조는 2017년 9월 해고노동자 13명이 부당해고 판결 후 공장에 복귀하자 조합원이 늘기 시작해 과반을 넘겼다. 2020년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금속노조의 교섭대표권을 인정해, 금속노조가 10년 만에 교섭권을 되찾았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