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추가 풍력발전 전략환경영향평가, 검증 필요성 대두

이은주 의원, 환경부 장관에 질의···AWP 대표도 증인 출석

18:34
Voiced by Amazon Polly

지난 8월 환경부로부터 조건부 동의 얻어내 본격 추진을 앞둔 경북 영양군 AWP 풍력발전단지 사업의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검증 필요성이 국정감사에서 대두됐다. 이은주 국회의원(정의당 비례)은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멸종위기종의 생태 영향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주민과 함께 공동조사단을 꾸릴 것을 환경부 장관에게 주문했다.

▲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이은주 국회의원. (사진=이은주 의원실)

4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는 AWP 대표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은주 의원은 AWP 대표와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산양 생태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점을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김동휘 AWP 대표를 상대로 2016년에 사업을 추진하면서 조작된 주민동의서를 제출한 일로 관련자가 사문서 위조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사실을 꼬집으며 질의를 시작했다. (관련기사=영양 AWP풍력발전, 전략환경영향평가 허위·조작 주민동의서 제출 의혹(‘16.11.22))

이 의원은 “주민들이 지난 7월 제출한 자료를 보면,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인 산양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증인이 제출한 평가서에는 확인할 수 없다고 되어있다. 산양이 발견되면 사업 추진에 방해가 될 수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주민들이 제출한 자료 등을 종합하면 예정지 18곳에서 산양이 촬영됐고, 101개 지점에서 산양 배설물과 뿔질 흔적이 확인됐다.

이어 이 의원은 “사업자 측에서 제출한 초안과 본안 평가보고서를 보면 소음·진동 측정 지점 역시 동일한 날짜, 지정 번호가 있는데 주소는 각각 다르다”며 “수치는 거리에 직접 영향을 받는데, 사업예정지와 먼 곳에서 측정하고 가까운 곳에서 측정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 아니냐. 자료 조작”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거짓 작성이 확인되면 전략환경영향평가 재조사를 해야 하고,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냐”고 김 대표를 다그쳤다. 김 대표는 “(그런 문제로) 과거에 사업을 철회한 적이 있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 재평가) 그런 기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짧게 답했다.

이 의원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도 “산양 서식지와 소음 측정 주소가 달라진 데에 대해 환경부가 제대로 확인을 하셨냐. 부실검증이 아니냐”며 “사실 관계가 다른 부분을 제대로 확인하실 것이냐. 주민과 환경부가 같이 조사단을 꾸려 조사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주민 조사에서 산양이 나온 것이 맞고, 조사 기간과 지점이 달라서 결과에 차이가 있었다고 본다”며 “사실관계를 다시 확인 해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 의원은 여러 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환경부 유관기관 의견서를 공개하고, 풍력발전단지가 받은 조건부 동의 결과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3일 보도자료에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과 본안의 소음·진동 측점지점 주소가 달라졌다고 언급했다. (관련기사=경북 영양 추가 풍력단지, 환경부 유관기관들도 우려 드러내(‘22.09.19), 한국환경연구원, 추가 영양 풍력발전 계획 ‘불충분’ 의견 제시(‘22.9.14))

▲ 주민들이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산양 모습 (사진=무분별한 풍력저지 영양·영덕 공동 대책위)

한편, 반대 주민 등으로 구성된 ‘무분별한 풍력저지 영양·영덕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감에 앞서 세종시 환경부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AWP영양풍력사업 재평가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사업예정지에서 산양서식지가 확인되고 있는데, 사업자는 서식하지 않는다고 한다”면서 “환경부 검토기관들은 이번 평가서에서도 생태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책위는 “주민수용성 역시 충족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예정지 5개 마을 중 3곳이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영양군 기산리, 송하리는 마을 주민 88%가 반대 서명을 했고, 영덕군 백청리는 마을회의에서 11가구 중 7가구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