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52주기 추모식’ … 옛집 복원 위한 착공식 진행

추가 복원 비용 마련 위한 2차 모금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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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기일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 2시 대구 전태일 옛집(중구 남산동 2178-1번지)에서 52주기 추모식과 함께 옛집 건립을 위한 착공식이 진행됐다. 옛집 복원 사업을 추진하는 (사)전태일의 친구들에서는 이를 위한 2차 모금운동 캠페인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먼저 송필경 (사)전태일의 친구들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태일 정신을 강조했다. 송 이사장은 “내일인 11월 13일, 이 세상을 떠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기일”이라며 “오늘 우리는 전태일의 짧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던 시절의 대구 남산동 옛 집터에서 추모 행사를 한다. 여러분이 지금 앉아 있는 이 2평 남짓 공간에 6명의 식구가 같이 살았다”고 설명했다.

▲ 전태일 기일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 2시 대구 전태일 옛집(중구 남산동 2178-1번지)에서 52주기 추모식과 함께 옛집 건립을 위한 건립 착공식이 진행됐다.

그러면서 “자신도 어려운 처지였지만 평화시장 어린 여성 노동자에게 한 없는 연민을 베풀었던 사람”이라며 “우리가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부르는 일은 사회 약자에게 사랑과 자유 의지를 실천하는 다짐이다. 우리는 이런 전태일 정신을 인류의 중요한 정신 문화 유산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자유롭게 헌화를 하면서 전태일을 추모했다. 전태일 사진 앞에 하얀 국화가 한 송이씩 쌓였다. 조선남 시인의 추모시 낭독과 이동우 밴드의 추모 공연도 이뤄졌다. 조 시인은 조영래 변호사의 ‘햇불을 든 사람들’을 읽으며,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저 황홀한 불꽃을 보아라
저 참혹한 사랑을 보아라
저 위대한 분노를 보아라
아아 불길 속에 휩싸이며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외치는
저것은 죽음이 아니다
저것은 패배가 아니다
저 피
저 눈물
저 울부짖음 속에서
싸우는 노동자의 강철같은
심장을 보아라

– 장시 “노동자의 불꽃 아아 전태일” 중에서

▲ 12일 전태일의 옛집에서 이뤄진 52주기 추모식에서 한 참석자가 헌화하고 있다.

특히 이날 추모식과 함께 옛집 복원 착공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재동 전태일의 친구들 전 이사장과 현 이사장은 나란히 삽을 들고, 착공식의 시작을 알렸다. 권상구 전태일과 친구들 부이사장은 “2022년 저희들은 1962년 전태일 가족들이 살았던 그 시간의 켜 위에 지금 앉아 있다”며 “이 바닥의 돌 들이 전태일 가족이 살았던 그 집의 마지막 초석이다. 여러 자료들과 증언들로 고증작업도 했다”며 옛집 복원 현황을 설명했다.

앞서 2020년 11월 전태일 옛집 복원을 위한 모금을 통해 현재 집터를 마련했고, 매입과 부대 비용을 제외하고 현재 6,000만 원 정도가 남았다. 복원을 위해 7,000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더 필요하다. 때문에 (사)전태일과 친구들은 추가 모금 캠페인을 개시할 계획이다.

▲ 전태일 옛집 복원 조감도 (사진=(사)전태일의 친구들)

한편, 전태일은 1963~1964년 초까지 남산동 2178-1번지 판자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면서 청옥고등공민학교(현 명덕초등학교)를 다녔다. 그의 일기장에 ‘내 생애에서 가장 행복하였던 시절’이라고 적고 있다. 2020년 11월 모금을 통해 마련한 돈으로 집 매입 등을 진행한데 이어 2022년 봄부터 전태일이 살았던 1963년 당시 원형을 찾기 위해 판자집 터를 발굴했다. 이후 전태일의 동생 전태삼 씨와 집주인, 이웃주민, 청옥공민학교 교사들의 증언을 들어 이곳의 모습과 위치를 확정했다. 전태일의 친구들 측은 전태일 가족 판자집을 증언과 문헌에 기반해 원형과 가까이 재현하고, 주인집 한옥은 수리하여 ‘전태일과 대구’를 이야기하는 자료관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