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통폐합하던 대구시가 설립 추진하는 새 공사는···

농수축산물유통관리공사 내년 9월 출범
운영 전문성, 재정 효율성, 건전성 강화

15:26
Voiced by Amazon Polly

산하 공공기관을 혁신한다며 개별 기관의 전문성 훼손 우려에도 불구하고 통폐합을 추진한 대구시가 유통 전문성 확보를 강조하며 내년 9월까지 대구농수축산물유통관리공사를 새로 출범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내년 상반기 내에 타당성 용역과 조례 제정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대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전경. (사진=대구시)

20일 대구시는 기자설명회를 갖고 대구농수축산물유통관리공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대구시는 그동안 시 직영으로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등을 관리했지만, 잦은 인사이동으로 전문성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운영 전문성과 재정 효율성·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사를 설립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공사는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뿐 아니라 검단동 축산물도매시장, 남성로 한약재도매시장까지 총괄 관리하는 조직으로 준비된다. 대구시는 통합관리를 통해 경상비용이 약 3억 원 절감되고, 영업이익도 2023년부터 2025년 3년 간 약 2억 1,600만 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공사로 설립될 경우 추가적인 재정 발생 요인 없이 공사가 운영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공사 형태로 운영되는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예산이 적자 구조였다. 지방공기업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농수산공사는 2018년 37억 원에 달했던 사업예산 적자 규모가 2021년까지 조금씩 줄어서 7억까지 유지하다 올해서야 흑자로 돌아섰다.

대구시가 이날 밝힌 경상비용 3억 원 절감 효과도 보완이 필요하다. 대구시에 따르면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힌 경상비용 3억 원은 시설 일부를 공공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하면서 지급하는 운영비다. 공단에 위탁하지 않고 공사가 직접 운영하면 지출하지 않아도 될 비용은 맞다.

다만, 대구시가 현재 농수산물도매시장 등을 운영하는데 사용하는 예산이 1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되어 공사 운영이 이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가능할지는 분석이 더 필요하다. 지난해 대구시 본예산 기준으로 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무소 예산이 88억 원이었고,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상가동과 주차장을 공단에 위탁하면서 지급하는 운영비(3억 원), 직원 26명의 인건비를 망라하면 1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정의관 경제국장은 “시장 사용료 수익과 예산으로 지원되는 인건비, 시설유지관리비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며 “시장 노후화로 시설유지관리비를 얼마나 투입하느냐 따라 지출과 수입의 차이가 나겠지만, 그 부분만 잘 해결하면 시설 사용료 수익으로도 충분히 시장을 운용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불식했다.

정 국장은 공사 설립이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에 영향 미칠 가능성에 대해선 “전체적인 이전 정책 총괄은 시에서 추진하고 실무를 공사가 일부 맡을 순 있다”며 “출범 후 업무 협의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도매시장법인 등 유통종사자 및 유통과정의 철저한 관리로 공정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등 경쟁력 강화를 통한 첨단선진도매시장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공사화가 안정된 뒤 농산물종합정보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정책 수행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