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대구 이슬람 사원 반대 주민 울분에 공감”

"무슨 말만 하면 혐오 들먹이는 자들이 갈등 조장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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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국회의원(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구갑)이 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갈등 문제에 대해 주민을 혐오세력으로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며, “혐오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갈등 조장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돼지머리를 게시하고 사원 앞에서 바비큐를 하는 등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반인권적 발언”이라는 반박도 나왔다.

9일 하태경 의원은 사원 건축에 반대하는 대현동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후 하태경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주민들의 울분에 공감한다. 주민들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혐오세력이 아니다”며 “이슬람인 수십 명이 밤새 드리는 예배 소음 때문에 막대한 공해를 참고 있던 진짜 약자”라고 주장했다.

▲9일 하태경 국회의원이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출처=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페이지)

이어 하 의원은 “(주민들의 행동은)이슬람인도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존중하라는 정당한 요구”라며 “무슨 말만 하면 혐오를 들먹이는 자들이 건강한 토론을 막는 갈등 조장 세력이다. 그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이슬람 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현재도 사원 건축지 인근에 이슬람 혐오를 상징하는 돼지머리가 게시된 상황이다. 앞서 주민들은 지난 15일 사원 건축지 앞에서 돼지 바비큐 40인분을 구워 먹는 행사도 진행한 바 있다. (관련 기사=이슬람 사원 앞 바비큐···대화·존중 외친 경북대 학생(‘22.12.15))

하태경 의원실은 9일 면담에 대해 주민들의 어려운 사정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하태경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문제가 방치된 상황에서 주민들의 입장도 들어야 한다. 주민들을 혐오세력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돼지머리 게시 등 ‘무슬림 혐오’로 지적받는 행위에 대해 하태경 의원실은 “과격하게 보일 수는 있는데, 그런 시위 방식은 양측이 갈등하다 보면 (제기되는) 항의의 표시로 볼 수도 있다”며 “표현 방식이 본질은 아니다. 이 문제는 문화적 충돌로, 주민끼리 해결하라고 할 수 없고 좀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실은 갈등을 조정할 권한은 없어, 건축법 등 개정을 통해 향후 한국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유사 갈등 상황을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문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섣부른 지적이라고 반발했다.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서창호 활동가는 “사원 건축 문제와 관련해 누구라도 관심 갖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한 번도 피해 당사자 입장을 들어보지도 않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밤늦게 소음을 일으킨다는 것은 사실관계조차 다르다.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도 부정하는 반인권적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