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들, 쿠팡 불공정계약‧생물법 위반 감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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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에서 배달노동자들이 쿠팡의 불공정 계약과 생활물류법 위반을 감시하는 실천단을 발족했다. 이들은 쿠팡이 자회사와 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직 택배노동자에게 클렌징(구역회수)를 무기로 해고 위협을 가한다며, 쿠팡의 불공정 계약서 폐지, 생활물류법과 사회적 합의 준수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3일 오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택배노동조합 대구경북지부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불공정 계약‧생물법 위반 감시 대구경북 실천단’ 발족을 알렸다. 이들은 “과로사방지 사회적합의와 이에 기반한 표준계약서를 위반한 노동 형태 때문에 쿠팡의 택배노동자들이 주 6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연맹 택배노동조합 대구경북지부는 “생활물류법은 택배노동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업무 보장, 안정적 계약관계 유지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지만, 쿠팡은 클렌징이라는 이름으로 배달 구역을 회수하는 등 법 취지를 역행하고 있다”며 “쿠팡이 저지르는 불법행위는 택배노동자의 고용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실천단은 두 달간 집중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3일 오전 대구노동청 앞에서 ‘쿠팡의 불공정계약‧생물법 위반 감시 대구경북 실천단’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쿠팡 배송 서비스는 크게 ‘쿠팡친구’, ‘쿠팡플렉스’, ‘퀵플렉스’ 3가지로 나뉘고 서비스 형태에 따라 배달노동자의 고용 형태도 차이를 보인다. ‘쿠팡친구’는 쿠팡에서 직접 고용하는 자체 배송 서비스로, 노동자들 역시 쿠팡 소속 정규직과 계약직이다. 플랫폼 노동 형태인 ‘쿠팡플렉스’는 개인이 승용차나 SUV 등 자차를 이용해 배송하는 서비스다.

‘퀵플렉스’는 최근 쿠팡의 주력 배송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는데,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지입차 업체와 계약해 1톤 트럭을 보유한 특수고용직 배송기사에게 건별 수수료를 주고 배송을 맡기는 형태다. 배달노동자들은 CLS 소속 대리점과 위수탁 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노동자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쿠팡은 ‘쿠팡친구’의 정규직 노동자를 자회사인 CLS로 옮기는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노조는 ‘쿠팡친구’ 규모를 정규직, 계약직 포함 1만여 명으로 추산한다. 노조는 이들이 CLS로 옮겨지면 근로조건이 더 나빠진다고 지적한다.

지난 4월 20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노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쿠팡 택배 노동자 274명 중 하루 평균 노동시간(식사·휴게시간 제외)은 9.7시간이다. 쿠팡은 이 조사에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반박하고 있다.

또 노조는 이른바 클렌징을 무기로 CLS가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렌징은 대리점의 수행률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구역을 회수하는 행위다. 노조는 “택배기사의 수행률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담당 구역이 대기구역으로 공유되고 타 업체에서 그 구역을 신청하면 해당 구역 담당자는 하루아침에 구역을 빼앗기게 된다”며 “실태조사 결과, CLS가 클렌징을 무기로 해고 위협을 가하고 각종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생활물류법과 표준계약서에는 구체적으로 구역을 명시하도록 돼 있으며 구역 변경 시 협의가 아닌 합의를 하도록 했으나, 쿠팡이 마음대로 구역을 바꾸면서 택배 노동자의 생존권을 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