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분신·전쟁 위기 우려···대구에서도 시국 기도회 열려

대구경북기독인연대, 윤석열 정부 1년 시국 기도회
고경수 목사, "윤 정부는 정의 없는 폭력으로 국민 압박, 무시"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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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 (아모스 5장 24절)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종교계를 중심으로 시국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건설노동자 분신, 이주노동자 폭력적 단속, 전쟁 위기 고조 등 여러 방면에서 윤석열 정부가 평화를 위협한다면서 대구에서도 시국 기도회가 열렸다. 4일 설교에 나선 고경수 목사는 아모스서를 인용해 윤 정부가 정의롭지 못하다며 규탄했다.

▲4일 오후 7시 대구 서구 커다란숲교회에서 대구경북기독인연대가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오후 7시 대구경북기독인연대는 대구 서구 커다란숲교회에서 ‘제1차 대구지역 목요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기도회는 지역 목회자와 칠곡·군위 등 대구 인근 지역에서 평신자 10여 명이 모여 진행했다. 기도회는 찬송, 설교, 시국선언문 낭독, 기도, 공동축원 순으로 진행됐고 기도회 진행은 박성민 대구NCC 인권위원회 총무가, 설교는 고경수 대구평화교회 목사가 맡았다.

고 목사는 “모두 같은 마음이겠지만 사람들과 소망을 나누는 소소한 것을 바랄 뿐인데 시국 기도회라는 이름으로 모이니 참으로 침통하다”며 설교를 시작했다.

고 목사는 “먼저 기독교인으로서 회개부터 한다. 불의한 권력 앞에 침묵하며 위장된 믿음으로 살아오지 않은지, 깊은 회개로부터 시국 기도회를 시작하고 싶다”며 “이스라엘 멸망을 앞두고 외친 아모스 선지자의 절규의 심정을 담아, 이 정부를 향한 의로운 외침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로 독재를 무너뜨리고 나서 새로운 민주화 시대에 민족 화해가 이루어지겠다는 희망도 잠시, 검찰 독재에 정치권력을 위임한 나라가 됐다”며 “정치가 희망보다 실망을 줬고, 뉴스를 보기 싫을 정도로 체념에 가까운 절망감을 얻었다. 지금은 정권 퇴진을 외치는 목소리가 그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4일 대구경북기독인연대 시국기도회에서 설교 중인 고경수 목사.

고 목사는 “국가와 강도 집단의 공통점은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바로 정의다. 아모스는 정의가 없는 정부는 강도 집단이라고 했다”며 “윤 정부는 정의 없는 폭력으로 국민을 압박하고 무시한다. 설득과 통합이 아닌 냉전 시대로 몰아가고 있다. 정의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당당히 싸워 이길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기독인연대는 앞으로 격주마다 시국 기도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 1주년 만에 진보적 종교계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정부 실정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는 4일 종로 5가 기독교회관에서 기독교 목회자 1,000명이 이름을 올린 시국선언이 발표됐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부터 시국 기도회를 이어오고 있다.

▲4일 오후 7시 대구 서구 커다란숲교회에서 대구경북기독인연대가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