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경찰청장 교체해야, 지방자치라면 내가 파면”

퀴어축제 무대 설치 문제로 경찰과 갈등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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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퀴어문화축제 무대 설치 문제 등으로 경찰과 갈등을 빚은 후 경찰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격노했다. 홍 시장은 현장에 직접 찾아 기자들에게 “불법 시위를 옹호한다며”며 경찰을 규탄한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SNS에도 글을 올려 “대구경찰청장은 교체되었으면 한다. 완전한 지방자치 경찰시대라면 내가 즉각 파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7일 오전 10시 26분 반월당네거리 인근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나온 홍 시장은 대구경찰청의 책임을 묻겠다며 10분간 기자회견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앞서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축제 준비 차량이 대구시 공무원들과 실랑이 끝에 오전 10시 축제 장소로 진입했다. 당시 경찰 20개 중대 1,400여 명과 공무원 400여 명이 현장에 배치됐다. (관련 기사=퀴어축제 저지 나선 대구 공무원, “시민 기본권 막는 경찰 각성”(‘23.6.17.))

홍 시장은 “경찰과 수차례 협의했는데 경찰이 어떻게 이렇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공공도로를 점거하라는 말은 판결문에도 없다”며 “그 시위를 옹호하려고 버스 통행권은 제한하고, 시위 필수물품도 아닌 트럭을 들어가게 공무원을 밀고 길을 터주나. 그게 무슨 경찰청장 태도인가. 문재인 시대 경찰이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지만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반월당네거리 인근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나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홍 시장은 퀴어 축제여서 막은 것이냐는 질문에 “난센스다. 기독교 때문에 막는 거면 이슬람 사원도 기독교 요구대로 해줬어야 한다. 전임 시장과 북구청장이 허가 낸 걸 내가 할 방법이 없다”며 “불법이 일상화된 대한민국이 돼 버렸다. 그런 도로점거 시위는 허용 안 한다. 시위는 하되 적법하게 하라 이 말이다. 도로 차단하고 점용 허가 없이 무단 점거하고 그런 시위는 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끝으로 홍 시장은 “파워풀 축제는 공공성이 있지만 대구퀴어문화 축제는 공공성이 없다”며 “동성로를 불법 천지로 만들었으니, 나머지는 경찰 책임이다. 우리는 시민들에 대한 의무를 이 시간부로 다 했다. 나머지는 경찰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기자회견 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나는 퀴어 축제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며 “공도를 불법으로 무단 점거하고 경찰의 호위까지 받아가며시민 불편을 초래한 대구 경찰청장은 교체되었으면 한다. 더 이상 그런 대구 경찰청장 믿고 대구시 치안을 맡기기 어렵다. 완전한 지방자치 경찰시대라면 내가 즉각 파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방침이다. 이후 정오 부터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반월당네거리 인근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나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