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북도지사와 물 문제 논의’ 주문에···“지사가 머리가 커서 안 와”

대구시 국정감사, 맑은물 하이웨이 도마에
이해식, 박성민 의원, ‘맑은물 협정’ 복귀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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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댐 물을 울산이 좀 더 가져와야 되는데, 시장님이 국회의원을 5번 하시고, 우리나라에서 최고 정치인인데, 경북지사하고 구미시장 불러서 협의를 할 수 없겠습니까?” (박성민 국회의원)

“지사가 지금 머리가 커서 안 와요. 머리가 클 때로 커버렸어.” (홍준표 시장)

23일 오전 산격동 대구시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대구시 국정감사에선 홍준표 대구시장의 맑은물 하이웨이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이해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동구을)은 맑은물 하이웨이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짚으면서 구미시장과 갈등을 풀어볼 노력을 촉구했고, 박성민 의원(국민의힘, 울산 중구)은 운문댐 물을 취수를 해야 하는 울산의 사정을 설명하며 갈등 해결을 주문했다.

홍 시장은 취임 후 김장호 구미시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2022년 4월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과 장세용 구미시장, 김부겸 국무총리 등이 참석해 맺은 ‘맑은물 나눔과 상생 발전에 관한 협정’을 파기했다. 당시 협정은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30만 톤을 대구시가 공동 활용하는 대신 구미시에는 환경부와 수자원공사가 100억 원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관련기사=영남권 환경단체들, “구미 해평 취수원 공동 이용은 낙동강 포기 정책”(‘22.4.4))

홍 시장은 협정 파기 후 자신의 정책인 ‘맑은물 하이웨이’를 추진했다. 안동댐에서 대구까지 직접 취수한다는 계획으로 안동시와 협약을 맺고 검토 용역에까지 착수한 상태다. 홍 시장은 김장호 구미시장이 ‘갑질’을 한다며 협정 파기의 모든 책임이 김 시장에게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반구대암각화 보존 문제로 골치를 앓던 울산도 협정을 계기로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 수위를 낮추는 대신 운문댐으로부터 식수를 일부 취수하기로 했지만, 이것도 무위로 돌아갈 처지다.

▲이해식(오른쪽), 박성민(왼쪽) 국회의원은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맑은물 하이웨이 정책 대신 ‘맑은물 협약’으로 복귀를 주문했다.

이해식, “행정 일관성 측면에서 문제···비용 예측도 납득 안가”
박성민, “경북지사하고 구미시장 불러 협의 할 수 없나”

이해식 의원은 “전임 시장 때 체결한 협정을 파기하고 안동과 협약을 체결하고 용역도 진행 중인 걸로 아는데, 행정의 일관성 측면에서 보면 문제가 있는 결정”이라며 “안동댐에서 끌고 오려면 거리가 약 112km 떨어져 있는데 해평취수장은 45.2km다. 관로를 통해 끌고 오면 해평취수장은 9,000억 정도 들어가는데 112km 떨어진 안동댐도 9,700억 원 정도 밖에 안 들어간다고 시장께서 말씀하셨는데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동댐은 2019년도만 해도 환경부 특별점검 결과 하루 약 22kg의 카드뮴이 낙동강에 유출되고 있다고 했고, 2021년 대구환경청이 카드뮴이 하천 수질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면서 석포제련소에 28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굉장히 믿을 수 없는 수질”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시장님이 임기 마치고 그만두면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이 또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구미시장을 잘 설득해서 이전에 6개 정부 부처와 맺은 협약 단계로 돌아가는 것이 적어도 대구 시민을 위해선 훨씬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홍 시장은 “구미시장이 패악질 부린 걸 다 보시면 그런 이야기 할 수 없다. 본인 입으로 ‘못하겠다. 더 위로 취수장 옮겨라’ 그랬다. 구미 해평취수장 상수원이 제한이 가니까 그거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관로를 설치하려고 하는 곳은 접도 구역이라, 보상비가 거의 안 들어간다. 지금 용역을 통해 비용을 확인해 보고 있다”고 답했다.

박성민 의원도 질의에 나서서 “작년 4월에 체결한 이 협약에 의하면 대구는 해평취수장에서 받고 또 울산은 대구하고 협의를 통해서 운문댐 물을 좀 받아 사연댐 수위를 좀 낮춰서 울산의 국보인 반구대암각화를 보존한다는 계획이었다”며 “시장님 취임하자마자 파기를 했는데 귀책 사유가 구미에 있다고 합니다만 구체적인 귀책 사유가 뭔가”라고 짚었다.

이어 “운문댐 물을 울산이 좀 더 가져와야 되는데, 시장님이 국회의원을 5번 하시고, 우리나라에서 최고 정치인인데, 경북지사하고 구미시장하고 불러서 협의를 할 수 없나?”라고 요청했다.

홍 시장은 “지사가 머리가 커서 안 온다. 머리가 클 때로 커버려서, 내 말을 잘 안 듣는다”면서 “실제로 환경부 장관한테 작년에 지리산 댐을 만들라고 한 적 있다. 대한민국에서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곳이 지리산이다. 왜 그 생수를 바다로 흘려보내나, 댐을 만들어서 그 물을 부산, 경남, 울산에 공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