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행감, MBC 취재거부 도마에···“민주주의는 언론의 권력 견제로 발전”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
김대현, “어떤 근거로 취재거부하는지 의문”
전태선, “취재거부 이어지면 결국 피해는 시민 몫”
임인환, “언론중재위 절차는 왜 거치지 않느냐”
이성오, “대구MBC, 취재거부 이전부터 편파 심각”

14:16
Voiced by Amazon Polly

대구시 공보관실을 상대로 한 대구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선 대구시가 지난 5월 대구MBC를 상대로 취한 취재거부와 고소 등 언론 대응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시의원 다수는 대구MBC의 보도가 ‘문제적’이라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대구시 대응이 과도해 민주주의 가치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7일 오전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임인환)의 대구시 공보관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임인환, 김대현, 이성오(이상 국민의힘), 전태선(무소속) 의원은 대구시의 대구MBC에 대한 취재거부와 고소 조치 등에 대해 질의하거나 견해를 밝혔다. 임인환, 김대현, 전태선 의원은 대구시 대응이 과도하다고 지적한 반면 이성오 의원은 MBC의 편파 보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다른 방송에 대한 모니터링도 주문했다.

대구시는 지난 4월 30일 대구MBC <시사톡톡>이 다룬 ‘TK 신공항, 새로운 하늘길인가? 꽉 막힌 길인가’ 방송 이후 대구MBC에 대한 취재거부, 명예훼손 고소 등을 이어갔다. 명예훼손 고소 사건은 지난달 23일 무혐의 처분났지만, 대구시는 지난 2일 이의신청을 한 상태다. (관련기사=윤석열 이어 홍준표도···MBC 취재 거부(‘23.5.2), 대구시 ‘신공항 명예훼손’ 대구MBC 고소 사건 무혐의 처분(‘23.10.30))

▲왼쪽부터 김대현, 임인환, 전태선, 이성오 의원.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선 대구시의 대구MBC 취재거부가 도마에 올랐다.

김대현 의원(서구1)은 “저는 MBC가 국민들 현혹도 시키고 많은 오보를 통해 언론으로서 각성해야 할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MBC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면서도 “과연 그것이 취재거부라는 것까지 이뤄어져야 하는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는데, 어떤 근거로 취재 거부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악의적이라곤 하지만 그런 기준은 상당히 애매하다. 이렇게 잘못했다고 단체장이 판단해서 취재거부를 하면 앞으로 다른 언론사에도 적용할 것 아닌가. 그렇게 하는 언론사가 있으면 모두 취재거부를 하는 건가”라며 “그런 예가 흔치 않다. 사례가 있느냐. MBC 취재거부로 개선된 점이 있느냐”고 덧붙였다.

전태선 의원(달서구6)도 “대구MBC 보도에 대한 대구시 대응은 대구시가 보호하려고 했던 어떤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언론에는 조금 과하다고 비쳤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언론 탄압으로 비칠 수 있는 이러한 상황을 잘 참작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전 의원은 “들은 바론 직원들에게 MBC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메일을 보냈다고도 들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MBC도 나름 대처하면서 끝까지 서로 팽팽하게 간다면 결국은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시민”이라고 우려했다.

임인환 위원장(중구1)은 “취재거부가 정당한지는 시장님의 가치 판단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민주주의 가치를 우선하는 의회 입장에선 한마디 한다면, 시는 공권력을 행사하는 권력기관이라는 걸 잊어선 안된다. 민주주의는 언론의 권력 견제를 통해 발전해 왔다. 대구시의 대응은 자극적인 면도 있어 보인다. 언론중재위 절차는 거치는 게 순서가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정은주 대구시 공보관은 “(취재거부의) 법적 근거는 없지만, 기자협회 윤리강령 같은 걸 보면 공정하게 보도하도록 되어 있다”며 “대통령실 등에서 취재거부를 한 사례가 있다. (취재거부 후) 수위가 약간은 조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공보관은 “언론중재위에 요청하지 않았지만 중재위에 해야되는 게 필수적인 절차는 아니”라며 “수개월이 걸리는 상황이라 저희가 즉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왜곡 편파 내용이 일파만파 퍼져나갈 것을 우려해서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성오 의원(수성구3)은 대구MBC의 다른 프로그램을 지목하며 MBC의 편파보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김혜숙의 여론현장이라고 아시나? 편파 방송이 심하다. 우측 패널은 하나도 없다. 취재거부 이전부터 그랬다. 이런 부분도 알고 계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