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행감, ‘3조 태양광’은 어디로···참여 인센티브도 후퇴?

윤권근 대구시의원, “3조 원 유치 홍보했지만, 현실은 달라”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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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지난해 3조 원 투자를 유치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산업단지 태양광 지붕 프로젝트가 1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사업을 제안한 한화는 애초 참여 기업에 제공하기로 한 인센티브 조건도 후퇴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선 사업 진행이 홍보한 내용과는 차이가 크다면서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주문됐다.

8일 오전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의 미래혁신성장실과 원스톱기업투자센터 행정사무감사에서 윤권근 대구시의원(국민의힘, 달서구5)은 ‘스마트 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의 달성 가능성과 향후 계획에 대해 질의했다.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대구시가 SRS, 한화자산운용 등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3조 원 투자를 유치해 대구시 산업단지 지붕 및 유휴부지에 1.5GW 용량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겠다는 목표로 진행 중이며, 2022년 12월부터 2025년까지 3년을 기간으로 정했다.

1년차를 맞는 현재까지 설치를 마무리한 공장은 1곳으로, 용량은 271.44KW 수준이다. 대구시가 목표한 1.5GW의 0.02% 수준에 불과하다. (관련기사=[준표王국 1년] 2-1. 산업단지 태양광 투자 2025년까지 3조, 가능할까?(‘23.07.10.))

윤 의원은 “대구시는 ‘행정적 지원이다’, ‘돈 투자한 게 없다’는 답으로 퉁친다. 그럴 거면 아예 손을 떼야 하는 것 아니냐. 3조 원 유치라고 언론에 홍보를 해 시민들은 박수를 치는데, 파고 들어가면 현실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보면 참여가 저조한 이유로 장기 계약을 맺어야 하는 불확실성을 꼽는다. 20년 계약인데, 전력 단가가 오르는 상황을 반영하는 게 아닌 고정 단가이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2년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는데 추가 계획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또, “한화는 사기업인데 수익을 보고 하지, 대구시를 보고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대구가 아닌 다른 도시에 제안했으면 (그 도시에서) 수용을 했겠냐는 의심도 든다. 상황에 따라 한화가 한 발을 빼는 느낌도 있다”고 우려했다.

윤 의원은 “아직까지 설치 업체가 딱 한 군데밖에 없다. 30~40%가 진행되면 시장님이 바뀌어도 사업이 계속 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3~5% 수준이라면 중단될 확률이 높다. 사업 기간을 연장하는 게 답이 아니라 빨리 해서 대구시의 녹색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운백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한화자산운용에서 2025년 12월까지로 프로젝트를 제안했지만, 지금 태양광 장기 공급 가격 계약 단가 하락으로 펀딩에 약간 어려움이 있다. 한화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월 몇 차례씩 회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단가가 떨어지면서 한화는 처음 제안했던 인센티브 내용을 전부 지키기는 어렵다는 내부적인 문제가 있는데, 저희 입장에선 처음 제안대로 최대한 보장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부분을 지금 하나하나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어떤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여태까지 했던 어떤 태양광 관련 사업보다 좋은 조건이다. 적극적으로 기업에 설명하기 위해선 펀딩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면 참여가 많이 늘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