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바꿔치기’ 의혹 구의원 제명 기로···자진사퇴냐, 본회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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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방조와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을 받는 정재목 대구 남구의원에 대해 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에 이어 윤리특위도 제명 징계를 의결했다. 본회의에서도 제명안이 의결되면 정 의원의 제명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본회의는 다음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그 사이 정 의원이 자진사퇴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7일 대구 남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제명 권고를 반영해, 정 의원의 제명을 의결했다. 윤리특위는 의장인 송민선 의원(국민의힘, 대명1·3·4·10동)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관련 기사 ‘음주 바꿔치기’ 의혹 대구 남구의원, 윤리자문위는 ‘제명’ 권고···‘동료’의원들의 선택은?(25.07.02.)]

윤리특위가 의결한 제명 징계안은 다음주 열릴 예정인 본회의를 통과하면 확정된다. 재적의원 중 2/3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남구의회는 정 의원을 포함해 8명으로 6명이 동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사자를 제외하면 7명 중 6명이 동의해야 하는데, 7명 중 4명이 제명을 의결한 윤리특위 위원들이고 남은 3명 중 2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제명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 걸 고려하면 제명안이 최종 의결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만, 본회의 일정이 다음주로 예정되면서 그 사이 일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마음을 바꿔 먹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입장 정리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정 의원의 의사가 반영돼 본회의 일정이 넉넉하게 잡힐 예정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자문위원회에 이어 윤리특위에서까지 제명을 의결한 상황에서 자진사퇴를 선택지에 포함해 고민하는 걸로 해석된다.

만약 정 의원이 자진사퇴하지 않은 채, 본회의에서 징계 수위가 제명보다 낮은 단계로 결정될 경우, 남구의회 의원들의 ‘동료 감싸기’ 비판은 거세질 수 있다. 의원 일부는 윤리특위에서 한 결정을 본회의에서 본인들이 뒤집는 결과를 낼 가능성은 적다고 보면서도 여전히 변수는 있다고 전했다.

송 의장은 “상식적으론 본회의에서 제명 처분이 나거나 본인이 자진사퇴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정치라는 게 늘 이변이 존재한다”며 “여론이 좋지 않은 것과 별개로 아직 당사자의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리특위 위원장인 김재겸 의원(국민의힘, 대명1·3·4·10동)도 “자문위에서 내린 결정을 두고 의원들이 심도 있게 토론해 결과를 냈다. 다만 본회의 투표 결과는 그때 가봐야 안다. 사람인지라 생각이 그때 되면 달라질 수 있고, 언론과 외부 상황에 판단이 치우쳐진 부분도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며 “판례 등을 따져보면 제명 처분은 과할 수 있다고도 본다. 이번 결정이 좋은 선례가 될 수도 나쁜 선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