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의회 전반기 이어 후반기도 ‘자리다툼’···7시간 만에 의장 선출

투표 직전까지 정회만 4번
미래통합당 윤권근 의원 의장으로

23:19

대구 달서구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자리를 두고 숨 막히는(?) 자리다툼을 벌였다.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6개 자리다툼을 하느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의원들은 의장, 부의장 선거에만 7시간을 소요했다. 달서구의회는 2018년 전반기에도 자리를 두고 대립하다 전국 지방의회 중 가장 늦게 개원했다.

24일 오전 10시 달서구의회는 제272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열고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치렀다. 정회를 반복하며 7시간 실랑이 끝에 의장과 부의장에는 미래통합당 윤권근(감삼·두류·성당동), 더불어민주당 안대국(용산1·죽전동) 구의원이 각각 당선됐다.

의장 선출 전까지 달서구의회는 정회를 4번 거듭했다. 7시간 동안 실제로 본회의장에서 한 공식 회의는 2시간에 그쳤다. 정회가 거듭된 건 자리를 두고 이합집산한 의원들 간 ‘교통정리’가 완전히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거 시작 전에 의장 후보로 등록한 김귀화 의원이 당내 합의를 따른다는 이유를 내세워 사퇴했지만, 통합당 후보 3명은 선거 시작 전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의장 후보에 등록한 통합당 김인호 의원은 23일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단일화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정견 발표에서도 통합당 다른 후보를 향해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끝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전반기 의장단은 출마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언론에 나와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과 의장단에 이름을 올리기 싫다”며 돌연 사퇴했다.

김인호 의원 사퇴 후, 윤권근 의원 당선으로 분위기가 기울자 통합당 의원들은 따로 회의를 갖고 장시간 논의를 이어갔다. 부의장과 위원장을 두고 셈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자리를 둔 파열음은 본회의장에서도 터져 나왔다.

배용식 의원(통합당)은 “지금 의장 뽑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의장 선거를 해놓고, 상임위 뽑는 거를 신중히 하자”라거나 “전반기에도 민주당이 두 자리 갖고 갔으니, 후반기에도 두 자리를 가져갈 것을 주장한다”는 등 노골적으로 상임위 분배 이견을 드러냈다.

앞서 23일 제272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는 ‘위원장 내정설’에 언급된 의원이 해명하고 나서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서민우 의원(무소속)은 “저는 의장단 내정 명단 작성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의장 후보였던 김인호, 윤권근 의원도 각자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후보에서 사퇴한 김인호 의원은 산회를 주장했다. 산회 후 후보 등록부터 다시 하려는 의도다. 통합당 측은 정회 중에 의장 선출 뒤 회의를 산회하고 부의장, 상임위원장은 다시 회의를 열어 선출하자는 주장도 했다. 시간을 벌어 몇 자리라도 타협을 보려는 시도였다. 결국 의원들은 산회를 할지 말지를 두고도 투표를 진행했고, 이른바 ‘산회안’은 부결됐다. 의장과 부의장은 ‘산회안’이 부결된 후에야 선출될 수 있었다.

일부 의원들은 언급된 의장, 부의장 후보들의 자질 문제도 제기했지만, 제대로 된 해명은 없었다. 자질 문제를 지적하는 측도, 방어하는 측도 실상은 ‘자리’에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달서구의회는 지난 2013년 2월 조례를 개정해 의장단 선출 방식을 바꿨다. 교황 선출 방식에서 후보자 등록과 정견발표 시간을 만든 것이다.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올바르게 판다하고, 주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