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규도 못 지킨 대구 민주당 공천, 비대위가 뒤집고···반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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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당규도 지키지 못하는 공천을 하면서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민주당 대구시당이 기초의원 중심으로 내놓은 2차 공천 결과를 받아든 일부 후보들은 공천 결과가 당규를 위반했다며 재심을 신청했고 중앙당 비대위가 이를 인용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시·도당공직자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 재심사 요청에 따라 일부 지역의 재심 결과를 인용하기로 했다. 대구는 기초의원 선거구 중 북구 다·사 선거구, 수성구 가·라·마 선거구, 달서구 가·사 선거구 기존 공천 결과가 변경됐다. 내용을 살펴보면 북구 사 선거구를 제외하면 모두 청년·여성을 우선 공천한다는 당규에 따른 조치로 확인된다.

민주당 당규 77조에 따르면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때 국회의원 지역구마다 광역·기초의원 정수 중 여성 1명 이상, 청년 1명 이상 공천이 의무로 되어 있다. 하지만 북구 다 선거구가 포함된 북구갑 국회의원 선거구와 수성구 가·라·마 선거구가 포함된 수성구갑·을 국회의원 선거구, 달서구 가·사 선거구가 포함된 달서구갑, 달서구병 국회의원 선거구에는 청년 후보가 없거나 청년·여성 후보 모두 없이 공천 결과가 발표됐다.

일부 청년 후보자들이 이를 근거로 재심을 요청했고, 그 결과 북구 다, 수성구 가, 수성구 마, 달서구 가 선거구에 청년 후보를 우선 공천자로 정하는 결과가 발표됐다. 수성구 갑 선거구의 경우엔 여성 후보자도 없어서 남성 후보가 공천된 수성구 라 선거구는 여성 후보자 2명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도록 했다.

비대위 결정은 또 다른 반발을 낳았다. 애초 대구시당 공관위 결정으로 공천이 결정되거나 경선이 예정됐다가 공천배제된 일부 수성구의원들은 5일 낮 비대위 결정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특별한 사유도 없이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며 민주당 대구시당 재심위원회와 중앙당 비대위원회를 비판했다.

5일 낮 12시, 김두현, 김영애, 류지호, 박정권 민주당 수성구의원 출마자들은 민주당 대구시당 당사 앞에서 대구시당 재심위원회의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공천과 관련해 항의 기자회견을 연 수성구의원들. 왼쪽부터 박정권, 류지호, 김두현, 김영애 의원

공천에서 배제된 후보자들은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은 지역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불합리한 결정이라고 반발한다.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후순위로 추천되는 김두현 예비후보는 재심위와 비대위가 추천 순번을 정한 것이 권한이 없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박정권 의원은 “민주당 당규에 국회의원 지역구 기준 청년을 1명 이상 추천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그렇다고 그 규정을 이유로 현역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해 경선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는 것이 과연 민주적이고 공정한 결정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두현 예비후보는 “청년과 여성에게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라는 취지는 청년을 우선순위에 추천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며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하고 성과도 인정받아 우선순위로 추천됐는데, 상대 후보가 청년이라는 이유로 순번 결정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면 어떤 의원이 의정활동에 정성을 다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후보는 후보자 추천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도 검토 중이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