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대 시국선언, “우리가 가르칠 역사, 우리가 만들어나갈 것”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 비판
대구경북 대학 10여 개 시국선언

15:32

3일 대구교육대학교 총학생회가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면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시국선언에는 재학생 1,700여 명 중 400여 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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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대 총학생회는 전국 사범대학 22곳, 교육대학 13곳이 함께하는 ‘전국 예비교사 시국선언문’을 낭독하며 시국선언을 시작했다.

이어 ‘1,700 상록 대구교대인에게 알립니다’는 호소문을 통해 “우리가 선출한 대통령은 최순실이 아닌 박근혜였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 순간도 최순실에게 권력을 준적이 없습니다”며 “우리 예비교사들은 장차 역사를 가르칠 주체입니다. 우리가 가르칠 역사는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성준 대구교대 사회과학생회장은 “돈의 논리 앞에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진행되고, 누리과정은 지방으로 떠넘겨 교육 재정 파탄 위기를 맞고 있으며, 11월 28일에는 역사를 왜곡한 국정교과서가 위안부, 계엄군이라는 용어가 삭제된 채 나올 것이며, 대통령 공약이었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상위 수준 교육 여건 개선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 GDP 11위 경제대국인 우리 대한민국이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청와대와 정부 기관이 헌법에 따라 5천만 국민을 올바르게 대표했다면 국가가 나서 돈의 논리에 교육을 밀어넣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최종 목표는 대통령 하야가 아니다. 진정한 민주주의 대한민국, 정의로운 대한민국, 그리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이 그 최종 목적이고, 박근혜 대통령 하야는 그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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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발언에 나선 현유림(수학심화과) 씨는 “우리 아이들, 우리 학생들을 위해서라는 이유가 우리 이 행동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예비교사이기 이전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정의를 위해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다은(사회과) 씨는 “학생회관 앞에 시국선언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 자보를 붙였더니, 학생처에서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말은 정치적이기에 곤란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더니 도장을 받지 않았다면 철거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씨 등 9명은 지난 1일 대구교대 학생회관 게시판에 개인 시국선언 대자보를 부착했지만, 현재 모두 철거됐다.

김 씨는 “솔직히 무섭기도 했지만 우리가 해결해야 할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 투표로 뽑은 한 나라 책임자가 사실은 한 사람 최순실의 목소리만 듣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민주주의를 되찾고, 예비교사로서 참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나라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오후 5시 30분, 대구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도 시국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3일 현재까지 경북대, 계명대, 영남대 등 대구⋅경북 지역 10여 개 대학교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