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성희롱·노동자 폄훼 안전표어 논란 사과

건설노조, 여성단체, "이 문구 그 자체로 혐오" 비판
현대건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희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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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7 20:31 | 최종 업데이트 2018-02-14 16:09

대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성희롱, 산업재해 책임 전가 등 논란이 된 안전수칙 입간판 논란을 일으킨 현대건설이 노동자들에게 사과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힐스테이트 건설현장에 “일단 사고가 나면 당신의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있고, 그 놈이 아이들을 두드려 패며 당신의 사고보상금을 써 없애는 꼴을 보게 될 것입니다"는 안전수칙 입간판을 내걸어 논란을 일으켰고,  23일 뉴스민 취재 이후 이 간판을 철거했다.

27일 오후 2시 전국건설노조 대경본부와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황금동 아파트 건설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건설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입간판은) 여성이 남성에 종속돼 있다고 여기며, 산재보상금을 써 없애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다"며 "건설노조엔 여성 조합원들도 있다. 그들 역시 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죽고 싶어서 일하는 사람 없다. 입간판이 내용은 사고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식이어서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며 "현대건설은 살인기업 1위의 명예를 거머쥔 재벌 대기업이다. 민주노총이 사회단체와 매년 정하는 살인기업 순위에서 매년 상위권을 자리매김하며 2012년부터 11명이 현대 현장에서 사망된 걸로 보고 돼있다"고 비판했다.

김박영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집행위원장은 "이 문구 그 자체로 혐오의 본질이다. 건설노동자 가족은 이럴것이라고 구별짓고 차별하고 있다. 우리는 아내가 바람필까 매일 걱정하고, 늘 옆자리에 누굴 재울까 의심하는 것이 건설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대건설은 노동자에게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제공해야 함에도 노동자 혐오로 자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황금동 신축현장 관계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희가 잘못한 걸 인정한다"며 "직원이 저런 문구를 내더라도 걸러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기자회견 후 현대건설은 건설노조와 면담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현대건설은 문구를 직접 걸어둔 직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담당 현장소장을 직위에서 해제하고 인사조치한 상태다.

▲논란이 된 입간판을 건설노조가 피켓으로 만들어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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