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경사로’ 철거 통보 논란 경산시, 도로점용 신청도 불허

서점 주인, "불허 나올 거라고 생각 못해 당황"
"비장애인 방해때문에 불허한다는 자체가 차별"
윤소하 의원, 경사로 설치 허가 의무화 개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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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12:39 | 최종 업데이트 2017-10-20 14:43

가게 주인이 설치한 ‘장애인 경사로’가 통행에 불편을 준다며 철거를 통보했던 경북 경산시가 도로점용 허가 신청마저 불허해 논란이 예상된다. 경사로는 도로점용 허가 대상이지만, 판단은 지방자치단체 재량이다.

지난 22일 경산시는 경산시 사정동 경산역 앞에서 '호두책방'을 운영하는 박(39) 모 씨가 신청한 ‘장애인 휠체어 경사로’에 대한 도로점용 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씨는 지난달 경산시로부터 서점 입구에 설치한 경사로가 불법설치물이라며 철거 통보를 받자, 도로점용 허가 신청을 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경산시 도로철도과는 불법도로점용 시설이 있다는 민원을 받고 박 씨에게 경사로 철거를 요구했다. 이후 경산시 사회복지과는 도로점용 허가 신청을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경산시 허가민원과는 허가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관련 기사 : 경산시, 시 보조금으로 설치한 ‘장애인 경사로’ 철거 통보 논란(2017.03.03))

경산시는 ▲경사로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과 지역 거주자 통행 애로 민원 ▲서점 운영시간 이후에는 경사로 불필요 ▲이동식(탈부착식 등)으로 대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사로 도로점용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로법 시행령 제55조에 따르면, 장애인 편의시설 중 높이 차이 제거시설 등은 도로점용허가를 받아 도로를 점용할 수 있다.

▲경북 경산시 '호두책방' 앞 장애인 경사로

박 사장이 도로점용허가 신청한 경사로는 전체 인도 폭 약 2m 80cm 중 가로 42cm, 세로 150cm, 높이 10cm를 차지한다. 그마저도 서점 처마 바로 아래에 있어, 이 경사로로 비장애인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박 사장은 "허가 신청을 내면서 정말로 불허 판정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을 못 해서 당황스럽다. 당연히 서점 운영시간에 휠체어 이용객을 위해 설치한 건데, 그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도로법 시행령에 따라서 허가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불허가 나온 것은 그 법 자체가 미비한 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재희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도 "(경산시가) 경사로 설치 의미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장애인을 포함한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해야 할 지자체가 오히려 비장애인에게 방해되기 때문에 경사로를 불허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차별적인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장애인 이동권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 담당 공무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법이나 관련 제도 해석 여기도 적극적으로 조치한다. 해석의 재량이 지자체에 있다 보니 관련 법적 정비는 확실히 필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23일, 도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윤소하 의원이 '호두책방' 앞 경사로 사진을 들어올리며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비마이너]

이에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국회의원(정의당)은 장애인 경사로 설치를 위해 도로점용허가를 신청하면 반드시 허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도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씨는 "새로운 개정안이 발의됐다고 하니 꼭 통과됐으면 좋겠다.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실질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계기에 경사로 문제가 경산뿐 아니라 모든 지자체에 적용되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박 씨는 도로점용 불허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을 고려하고 있다.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과 함께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도 넣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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