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청, 횡령·부당해고 복지관 경찰·노동청에 맡기고 나 몰라라?

횡령 사건 주요 직원들 모두 퇴직해버려
말단 직원 부당해고 호소하지만, “노동청이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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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21:05 | 최종 업데이트 2017-10-30 21:18

대구 수성구청이 횡령 사건이 불거진 종합사회복지관에 대한 특별지도감사를 벌였지만, 감사 전에 이미 주요 관계자들이 퇴직해버려 뒷북 감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횡령 사건 처리 과정에서 말단 직원이 해고돼 부당해고를 호소하고 있지만, 수성구청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수성구(구청장 이진훈)는 9월 27일부터 10월 27일까지 종교기관에 수탁 맡긴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벌어진 횡령 사건 등을 두고 특별지도감사를 벌였다. 수성구는 이번 주 중 감사 내용을 토대로 경찰 수사 의뢰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복지관은 지난 3월부터 7월 사이 운영하는 목욕탕 매출 전표를 가짜로 만들어서 매출 일부를 빼돌리는 방법으로 복지관 수익금을 횡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뉴스민>이 3~7월 사이 복지관 목욕탕 매출 전표와 수익금 통장 내역을 확보해 확인한 결과 지난 3월 31일 목욕탕 수익금은 80만8천 원 이었지만, 실제로 수익금 통장에 입금된 금액은 69만6천 원이었다. 실수익과 입금액이 11만2천 원 차이 났다. 이 같은 차이는 4월 21일, 5월 18일, 6월 14일, 7월 25일 등 매달 최소 한 건씩 꼭 발생했다.

복수의 복지관 내·외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목욕탕 매출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수익금을 빼돌리는 과정에는 복지관장 A 씨나 과장 B 씨 등이 관여했다. 실제로 과장 B 씨는 지난 8월 말 무렵부터 해당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복지관으로부터 사직 압박을 받아 그만뒀고, 복지관장 A 씨는 수성구가 감사를 시작한 후 물러났다.

A 씨는 올 2월 관장으로 부임 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복지관을 수탁받은 C 법인이 수성구 감사 시작 직후 관장 교체를 수성구청에 보고했는데, 구청이 이를 승인했다. 더구나 새로 부임한 관장 D 씨는 2013년 수성구 감사에서 회계처리 문제로 문책받은 경력이 있는 인물이다. 사태 수습을 위해 바꿨다고 보기에도 부적절한 인사다.

수성구 관계자는 “이번 주 중에 결과 조치를 할 것”이라며 “(관장과 과장은) 감사 전날쯤에 사퇴 처리가 됐기 때문에 행정적 징계는 할 수 없을거고, 수사 의뢰해서 결론 나면 형사적 책임을 지는 거로 알고 있다”고 사건 전반을 경찰에 수사 의뢰해서 맡길 생각을 내비쳤다. 관리·감독 책임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조치는 전무한 채로 사건 해결을 경찰에 맡기겠다는 의미다.

관장 A 씨 조차도 수성구가 관리 감독에 소홀한 책임이 있다고 항변하는 상황이지만, 여기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는 없다. A 씨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전반적인 관리를 구청에서 잘해야 하지 않느냐. 제가 가기 전부터 관리·감독이 안 된 걸로 보인다. 그런 회계들이 관리·감독이 안 되고 결산이 넘어왔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역시 수성구가 뒷북 감사로 사건 실체 규명이 어렵게 됐다고 우려하고 나섰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30일 성명을 통해 “간부들이 다 퇴직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수성구청 뒷북 감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조직적 회계부정이 있었다면 수성구 또한 공범일 수밖에 없기에 수성경찰서는 즉각적인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가 된 복지관 목욕탕 환경개선공사 준공기념식

말단 회계 직원, 부당해고 호소하지만
수성구, “노동청에서 해결해야”

구청은 회계 직원 E 씨가 제대로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지난달 27일 해고 됐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을 하지 않았다. 직원 E 씨는 지난 3월부터 회계처리 문제를 인지했고, 이 때문에 회계 업무에서 배제됐다가 감사가 이뤄지면서 내부고발자로 ‘찍혀’ 해고됐다.

E 씨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징계위 통보도 받은 적 없이, 27일 날 관장실로 불러서 10월 30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요구받았다”며 “복지관에 해고에 대한 근거 자료를 증빙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여태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E 씨가 9월 28일 자로 복지관으로부터 받은 해고통지서에는 해고 근거 자료로 E 씨가 작성했다는 시말서 3장과 인사위 회의록, 기타 사진 자료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E 씨는 지난해 2월 근무를 시작한 후 해고될 때까지 시말서를 작성한 적이 없고, 인사위 참석 요구도 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구청은 논란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감사 과정에서 이 문제는 들여다보지 않았다.

수성구 관계자는 “해고 통지에 대해선 노동청에 제소하는 거로 알고 있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며 “노동청이 판단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가 따로 다루진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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