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국 제명안 부결 후 처음 열린 수성구의회···가해자는 ‘참석’, 피해자는 ‘불참’

입장 묻자 “할 말 없다. 실명 거론한 언론 법적 대응 예정”

17:01

동료의원 강제추행 혐의로 피소된 서상국 수성구의원이 15일 열린 221회 수성구의회 2차 정례회 본회의장에 출석했다. 지난 9월 19일 사건 발생 후 열린 219, 220회 임시회 일정을 모두 불참한 후 약 두 달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서 의원이 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낸 이날 피해를 호소한 여성 의원은 회의에 불참했다.

오전 11시 221회 2차 정례회 1차 본회의가 수성구의회에서 열렸다. 서 의원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회의 개회식부터 참석했고,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9월부터 불거진 사건에 대한 의견 표명을 공식적으로 하진 않았다.

▲15일 열린 221회 수성구의회 2차 정례회에는 사건 발생 후 두 달 만에 서상국 의원이 출석(왼쪽 제일 앞자리)했고, 피해 의원은 불참했다. (사진=수성구의회)

서 의원은 회의를 마친 후 만난 기자가 그간 벌어진 일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할 말이 없다. 실명을 거론한 일부 언론에 대해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재차 주민들에게라도 할 말은 있을 거 아니냐는 물음에도 “지금 와서 어떤 이야길 하겠느냐”며 “할 얘기가 없다”고 답했다.

피해 의원이 불출석한 것에 대해서 언급하자 “그건 본인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제 의무가 의정활동하는 것이니, 의무를 충실히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 의원의 출석을 두고 의회 내에서도 입장은 분분하게 나뉘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삼조 의원은 기자가 서 의원에게 질의를 시작하자 “그만하지, 아직 그러나”고 사건을 지속 언급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다른 A 수성구의원은 “보통 정상적인 정신을 가지면 안 나오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지적했고, B 수성구의원은 “의장이 건재해서 생기는 문제”라며 자유한국당 소속인 의장을 위시한 한국당이 소속 의원이었던 서 의원을 두둔하고 있는 걸 문제 삼았다.

피해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지난 13일부터 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밝혔다. 피해 의원은 “사건 이후 목이 계속 잠기고, 가슴도 계속 답답했다. 병원에 오니까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 심각한 스트레스 때문에 그렇다면서 심리치료를 받고 안정을 취하면 나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피해 의원은 서 의원이 의회에 출석한 것을 두고 “제명안이 통과 안 됐으니 나오는 거 아니겠냐”며 “이상하게 내가 오늘 가서 (서 의원을 보면) 거기서 팍 쓰러질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 피해 의원은 지난 8일 서상국 의원 제명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직후에도 서 의원을 의회에 마주치는 문제를 염려한 바 있다.

한편 수성구의회는 두 의원을 분리 조치하는 등의 고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숙자 수성구의회 의장(자유한국당)은 “개인 문제라서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할 수가 없다”며 “서상국 의원 본인으로 봐서는 제명안이 부결됐으니까 다른 조치가 있으면 불만을 가질 수 있지 않겠나, 서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