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발표 이후 실제 성주 상황을 잘 보여줘 힘이 났어요”

[뉴스민 후원회원을 만나다] (7) 후원회원 이미현 씨

15:59

당신이 생각하는 뉴스민의 존재 가치는 무엇입니까? 뉴스민은 어떤 언론입니까? 뉴스민 후원회원들께 물었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753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 급등한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한 뉴스민이 이대로 문을 닫을 수는 없다는 일념으로 대대적인 후원회원 모집에 나섰습니다. 뉴스민 후원회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지속가능한 뉴스민을 만들고자 합니다. 뉴스민과 함께 따뜻한 연말 보내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뉴스민 정기 후원하기

[뉴스민 후원회원을 만나다] (7) 후원회원 이미현 씨

▲이미현 씨가 운영하는 까페 ‘꽃담’에서 [사진=정용태 기자]

이미현(26) 씨와 <뉴스민>은 성주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인연을 맺었다. 미현 씨는 당시 가게도 접어 두고 성주 사람들과 함께 군청에서 목소리를 냈다. (관련기사: 성주 플라워 카페, 하루 5시간만 문 열게 된 사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가게도 <꽃담>이란 이름으로 바꿨고, 오는 1월 결혼 준비에도 바쁘다.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성주에서 플라워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요. 평소 꽃에 관심이 많아서 우연한 기회로 공부하게 되었는데, 직업이 됐어요. 대구에서 꽃집을 하다가 2015년 고향인 성주에 들어와 플라워 카페를 시작했어요.  관심 있는 분야에만 몰두하고, 내가 사는 일에만 고민하다 보니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부끄럽지만 국무총리가 누군지도 몰랐으니까요.

뉴스민은 어떻게 알게 됐나요?
카페를 열고, 적응하면서 만나던 남자친구랑 결혼 계획도 세우고, 가게 하면서 계속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도시처럼 너무 시끄럽고 피곤한 곳은 싫었어요. 그래서 학교 다닐 때부터 계속 성주로 들어오고 싶었어요. 성주에 자리 잡으면서 여기에서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고, 저와 남자친구가 다녔던 학교에 내 아이도 보낼 거고. 성주에서 교육을 어떻게 할 건지도 생각을 다 해놨어요. 그런데 난데없이 성주에 사드가 배치된다고 한 거죠. 그때 가게는 매일 일찍 문을 닫았고, 촛불집회를 하러 군청에 다녔거든요. 집과 가게를 오가며 조용하던 일상은 산산조각 나고 하루하루 마음이 복잡하고. 매일 잠도 설치고 일도 못 하겠고. 그런 심정인데 어느 날 성주군청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어요. 기자가 됐다는데 뉴스민이라는 거예요. 그때 처음 들었어요.

▲이미현 씨는 오는 1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예비 신랑과 까페 ‘꽃담’에서 [사진=정용태 기자]

뉴스민을 후원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나요?
그때 대부분 언론사가 성주 상황을 왜곡보도 했거든요. 우리는 우리 생존권을 위해 싸운 건데, 방송국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외부 사람들이 들어와서 선동하는 거라고 하고. 성주 사람들 서로 다 알거든요. 다 아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정작 언론에서는 외부세력이니 북한 어쩌고 하는 게 가당치도 않고. 얼마나 속상한지. 이쪽 사람들은 대부분 뉴스를 TV로만 접하거든요. 성주 가까이 사는 친척들이 뉴스 보고 막 성주 사람들이 아니라며 하고 묻는데, 또 집회 나가는 사람들이 5만 원씩 받고 나간다며 하는데,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니까 억울하고 속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안 그런 언론도 있더라고요. 작고 접하기 어렵긴 한데, 성주에서는 정말 꾸준히 기사 쓰고 방송도 하더라고요. 매일 집회하는 것도 뉴스에 나가고. 이런 것도 뉴스거린가 싶을 정도로 소소한 이야기들도 나오고. 친구들이 사드 반대 대자보 썼던 것도 나오고. 아무것도 아닌 그런 것 같은데 뉴스에 나오니까, 실제 성주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초점 자체가 방송과는 달랐어요.

뉴스민이 집회 생중계할 때는 집회에 차마 나오지 못해도 생중계 보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요. 아빠가 집회는 안 나왔지만, 방송은 매일 보더라고요. 한번은 집회 끝나고 집에 갔는데 그걸 틀어놓고 잠이 들었더라고요. 우리는 다행히도 언론사가 계속 옆에 있어서, 힘을 덜 잃었던 것 같아요. 아무도 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빨리 고립됐겠죠. 뉴스민 뿐만 아니라 다른 작은 언론에서도 계속 기사가 나가니까 우리는 힘이 났어요.

난민이나 기아 구호 단체 같은 곳에는 후원을 꽤 많이 했었는데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몰라 어느 순간 회의감이 들었고, 그보다 내가 직접 도움받은 곳에 후원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고 느껴졌어요. 다른 언론이 거짓을 꾸며내도 뉴스민이라는 올곧은 언론사는 진실을 얘기하잖아요. 이런 언론사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계속 진실한 보도를 보고 싶다는 생각에 작지만 후원하게 됐어요.

인상 깊었던 보도가 있나요?
성주 관련된 보도가 엄청 많은데, 저는 성주군청 앞 2천명 “사드 반대”…15일 등교 거부하고 집회 예정 보도가 좋았어요. 평범한 기사긴 하지만, 내용이 감동적이어서. 당시 학생들이 집회 나오려고 등교거부를 했는데, 그런 이야기가 울컥하고 감동적이었어요. 성주 사람 모두가 자기가 고향 지키려고 한다는 것, 그리고 출석 점수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데 학교 가는 걸 거부하고 집회에 나오는 것, 감동이죠.

뉴스민에 부족한 점이라면?
딱히 부족하다고 느낀 건···그냥 존재만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다만 다루는 내용이 특성이 있어서 보통 사람들은 일부러 찾지 않으면 잘 보긴 어려운 것 같아요. 또 젊은 사람들은 쉽게 찾을 수도 있는데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어렵기도 하고. 접근성에 대해서는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지역 사람들은 지역 이슈에 관심이 많으니까. 사드 배치 이후에도 성주의 모습을 언론에서 보고 싶기도 해요. 군수는 무슨 일을 또 벌이고 다니는지.

▲이미현 씨는 오는 1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예비 신랑과 성주 성밖숲에서 [사진=정용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