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99주년, 청소년 주도로 세운 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 마무리했지만 관리 문제 남아
“구미시 행정 신뢰 안 돼···청소년이 관리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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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1 14:15 | 최종 업데이트 2018-03-01 14:15

“저는 소녀상 건립 운동 시작한 후에 합류했는데요. 학교에서 모금 활동해서 기부도 하고, 1월부터는 거리에 나가서 나비회원 모집도 한 결과로 오늘 세워진 거잖아요. 그래서 뿌듯해요”
_ 김송, 사곡고 2학년

3.1운동 99주년을 맞은 1일 오전, 구미역 뒷편 광장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제막식이 열렸다. 구미 평화의 소녀상은 상주, 안동, 포항, 영천, 경산에 이어 경북에서 세워지는 여섯 번째 소녀상이기도 하지만, 건립까지 의미가 남다르다. 건립 제안부터 마무리까지 청소년 활동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99주년 3.1절에 구미역 뒷편 광장에 경북 여섯번째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됐다. 구미 소녀상 건립은 청소년들의 제안과 모금 활동으로 이뤄졌다.

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지난해 9월 구미 청소년 YMCA 연합회가 성명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일본 정부 사과를 받기 위해 구미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12월 건립추진위가 꾸려지면서 본격화됐다.

사곡고 2학년 김송(18) 씨와 경구고 2학년 이태권(18), 구미고 3학년 강무성(19) 씨는 서로 학교는 다르지만, 구미 청소년 YMCA 연합회 활동을 하면서 함께 소녀상 건립에 동참했다. 강무성 씨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천 몇 번째 수요집회에 참여하고 YMCA 전국 임원들이 모여 토론을 하면서 소녀상 건립에 의견이 모아졌어요”라고 구미 소녀상 건립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직접 거리에 나서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 운동을 나선 만큼 이들의 감회는 남다르다. 김송 씨는 “모금 운동 하는 곳 근처에 상인분들도 먼저 이게 뭐냐면서 관심 갖고 물어보시고, 종이도 달라고 하셔서 설명도 해드렸다.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서 좋았다”고 말했고, 이태권 씨도 “길거리에서 많이 관심 가져주시니까, 위안부 문제 해결에 많은 분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제막식 행사에도 청소년 참여가 두드러졌다. 현일고 뮤지컬 동아리 ‘페르소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소재로 한 창작극 ‘발자국’을 사전 행사로 선보였다. 본 제막식 사회도 구미 청소년 YMCA 연합회 회원인 김찬규, 권주원 씨가 맡았다. 200여 명이 모인 제막식 청중 중에서도 다수가 청소년들이었다.

▲현일고 뮤지컬 동아리 '페르소나'가 청중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고 있다.

소녀상 건립은 청소년들의 노력과 개인 나비회원 377명, 개인 추진위원 137명, 가족 나비회원 541명 등 시민 1,055명과 45개 단체의 관심으로 세워졌다. 추진위는 오는 31일까지 추가로 참여자들을 모으고 함께 동판에 새길 예정이다.

동판까지 세우면 건립은 완전히 마무리되지만, 무성 씨는 아직 숙제가 남았다고 생각한다. 무성 씨는 “일단은 시청에서 관리를 하는 걸로 알지만, 구미시 행정에 신뢰가 가지 않아서 관리가 잘 될 것 같진 않다”며 “민간에서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해야 할 것 같고, 청소년들 차원에서 관리 문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가운데)가 소녀상 건립에 나서준 청소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1)도 제막식에 참석해 소녀상 건립에 나서준 청소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구미 시민들의 관심을 독려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여러 학생 여러분이 모금을 해서 소녀상을 세운 거, 너무너무 감사하다. 이렇게 위안부 피해 문제를 해결하시려고 나와준 여러분들도 너무 고맙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어제 너무 비도 오고 추워서 사실 오늘 오지 않으려고 했다”며 “하지만 대구에서 구미, 멀지도 않은 데 가봐야겠다. 그분들은 봐야겠다. 제가 있다는 것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왔다. 아직 해결된 게 없다. 일본이 사죄하도록 학생 여러분과 시민 여러분과 함께 활동하겠다”고 덧붙였다.

▲구미 청소년 YMCA 연합회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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