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만화산책] 슈퍼히어로의 어제와 오늘

오늘날 슈퍼히어로의 고뇌가 우리에게 전하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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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2 10:41 | 최종 업데이트 2018-10-02 10:42

2008년, 노라조가 신곡을 발표합니다. 이름하여 <슈퍼맨>. 올백머리 근육 빵빵, 지구인의 친구랍니다. 네에, 그는 지구촌 유명인사입니다. 어디 슈퍼맨뿐인가요? 배트맨, 엑스맨, 아이언맨, 바야흐로 맨맨매앤 열풍~ 미국산 슈퍼 히어로는 극장의 별입니다. 이들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어떻게 극장가의 흥행 보증수표가 된 걸까요?

제2차 세계대전

1930년대, 미국은 대공황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위대한 미(美)정부는 굶주린 국민들을 방치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자유방임주의가 최고랍니다. 개인 경제활동 자유를 보장하는 대신, 굶어죽어도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거지요. 약육강식 시스템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거지요. 시민들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그 길은 새로운 체제였습니다.

당시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은 사회주의를 실험 중이었습니다. 노동자의 일자리 보장, 노후 연금 구축, 당시 미국인들에겐 꿈같은 이야기였지요. 시민들이 술렁입니다. 이제야 정부의 표정이 난감해집니다. 오메~ 일 났네, 이대로 두면 나라가 한바탕 엎어질 것 같고, 예방책은 돈 벌어 대공황을 탈출하는 것뿐인데, 어디서 돈을 벌어온다? 결국, 그들은 비장하게 제2차 세계대전에 숟가락 얹기를 결정합니다.

자아 새로운 과제가 생겼습니다.
모두의 정신을 전쟁으로 끌어모으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이들의 눈에 띈 것이 있었으니, 만화였습니다. 만화는 대공황 바람을 타고 호황을 누렸습니다. 찾기 쉽고 값이 쌌으니까요. 무엇보다도, 그 안에 현실의 시름을 잊게 해주는 등장인물들이 있었으니까요. 영화와 만화란 게 그런 고약한 속성을 가졌지요. 대표적인 것이 초능력을 지닌 슈퍼히어로였습니다. 주로 곤란에 처한 사람을 돕는 역할이었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만화 속 슈퍼히어로들은 새로운 악당과 대치하게 됩니다. 나치와 일본군이었습니다.

그 예로, 슈퍼맨(1938, DC코믹스, 외계에서 온 초인 신문기자, 초스피드 이동 속도, 괴력, 방탄 피부를 가졌다. 정체를 숨기고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돕는다)이 히틀러와 스탈린을 끌고 가 전범 재판을 받게 합니다.

한편 원더우먼(1941, DC코믹스, 아마존 종족으로, 지성, 아름다움, 힘, 스피드 등 그리스 신들의 많은 능력을 골고루 타고남, 최초로 대중화에 성공한 여성 슈퍼히어로)은 파라다이스라는 섬에 살고 있었지요. 그녀는 종족의 챔피언 자리를 쟁취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자신의 섬에 불시착한 미군 정보 장교를 돌려보낼 권리를 얻기 위해서지요. 여하튼 모든 건 나치를 쳐부수기 위해서입니다. 캡틴 아메리카요(1941, 마블코믹스)? 와~ 이 양반 정말 못 말립니다. 그는 몹시 광적인 애국자입니다. 워낙 허약해 징병에서도 탈락한 그는 전쟁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에 초인 군인 프로젝트에 지원합니다. 그곳에서 맞은 특수 혈청은 그의 모든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립니다. 휘감은 복장도 성조기를 꼭 닮았습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나치와 나치의 초인을 상대하는, 그야말로 전쟁의, 전쟁에 의한, 전쟁을 위한~ 슈퍼듀퍼 히어로였습니다.
물론 만화 속 모오든~ 전쟁은 미국이 이기는 싸움이었지요.

S is for Superman참전국 미국은 슈퍼 히어로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이 초인군단은 미국의 자랑이었습니다. 어린 나라 미국이 늘 아쉬워하던 것이 있었습니다. 모두를 꽁꽁 뭉쳐주는 국민 스토리가 없다는 거였지요. 슈퍼 히어로는 미국의 신화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슈퍼 히어로의 황금기를 불러왔습니다.

냉전

전쟁의 열기는 차츰 식어갔습니다. 미국은 초인의 근육처럼 빵빵해진 곳간에 흐뭇했겠지요. 동시에 갈 길 잃은 슈퍼 히어로의 인기도 주춤했습니다. 돌연, 미국의 심기가 불편해졌습니다. 소련은 미국과 양대 산맥을 이루며 2차 대전 동유럽에서 크게 활약합니다. 동유럽 국가들, 이미 공산주의를 빨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발 동동 구르던 미국, 헐레벌떡 서유럽으로 달려갑니다. 우리 편을 확보해야 하니까요. 이를 신호탄으로 두 나라가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열전은 땡, 이제는 냉전입니다. 그들은 누가 더 강한 무기를 더 많이 가지느냐에 집착합니다. 그중에서도 주 관심사는 어마무시 파괴력의 핵무기였지요.

이 시기에 등장한 판타스틱 4(1961, 마블코믹스)를 보실까요. 네 명의 남녀, 어느 날 우주방사선에 노출됩니다. 그 결과, 초능력이 생깁니다. 낯선 힘을 만나자, 이들은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곧 그 능력은 사회를 지키는데 쓰기 시작합니다. 훈련으로 슈퍼파워를 제대로 쓰는 법을 배운 덕분이죠. 이 시기, 핵은 힘인 동시에 공포였습니다. 이 시기 슈퍼 히어로들은 그런 시선을 이야기 속에 녹여냈습니다. 원자핵에서 나오는 감마선으로 인해 푸르딩딩 괴력 거인이 되어버린 헐크(1962, 마블코믹스)나, 방사능에 피폭된 거미에게 물려 거미줄 생산 능력을 얻는 스파이더맨(1962, 마블코믹스)도 마찬가지였지요.

이 시점부터 히어로물은 국가와 국민의 시선을 넘나드는 재주를 보여주었습니다.

Hulk odiar Sarrooooo / Hulk hate Tartaaaaar

흑인 인권 운동

히어로물의 진화는 X맨((1963, 마블코믹스)의 등장으로 정점을 찍습니다. X맨은 원자 방사선으로 인해 특이한 능력을 가지게 된 초인들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그 특별함 때문에 박해를 받습니다. 6~70년대, 흑인인권운동 붐이 일었습니다. 인종차별로 얼룩진 사회를 바꾸자는 거지요.

종차별과 싸우는 X맨은 사람들의 마음을 뻥 뚫어주었습니다.

이때, 이러한 움직임을 이끈 두 운동가가 있었습니다. 인종의 평화로운 화합을 추구했던 마틴 루터 킹과 신랄하게 미국의 모순을 비판한 말콤 엑스였지요. 둘은 성장과정이 달랐고, 생각이 달랐고, 상처가 자라나는 모습도 달랐고, 따라서 운동 노선도 달랐습니다. 하지만 차별 받는 흑인이라는 점만은 같았습니다. X맨은 이런 배경에서 프로페서 X와 마그네토라는 등장인물로 태어납니다.

슈퍼히어로가 진화하면서 대중도 진화했습니다. 이들은 점차 사회를 읽어주는 만화, 즉, 시사를 다루는 만화에 열광하기 시작했지요.

영화산업 붐

이를 주춤하게 한 것은 영화산업이었습니다. 너도 나도 슈퍼히어로를 영화에 담고 싶어 했지요. 영화는 막강한 부를 창출할 수 있으니까요. 보다 많은 사람이 본다면 금상첨화겠지요?

해외 수출을 고려하면서, 슈퍼히어로는 복잡함을 벗고, 초창기의 단순한 모습으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스토리의 단순함은 첨단 기술과 잘생긴 배우들이 채웠습니다.

Ranking The Movies of The Marvel Cinematic Universe (So Far)

악당은 항상 준비돼 있었습니다. 미국이 항상 전쟁 중이니까요. 그들은 전쟁에 발 담근 이래, 국가의 그 어떤 산업보다 군비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했습니다. 그러니 손해 보지 않으려면 전쟁을 해야만 합니다. 슈퍼히어로처럼 강한 나라, 항상 악당과 싸워야 하는 나라와 돈을 벌어야 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산업은 환상의 콤비였습니다. 그들은 많은 영화를 생산했고, 세계는 초인이 보여주는 각종 괴력 쇼에 열광했습니다.

최근

그런데 최근, 히어로계에 이상 징후가 나타납니다. 영화 다크나이트(2017)의 배트맨은 그저 다~ 내려놓고 억만장자로 살고 싶어한다질 않나, 아이언맨3(2014)의 주인공은 슈퍼히어로가 나인지 내가 나인지 혼란스럽다며 괴로워합니다. 광신적 애국자 캡틴아메리카(2014)는 자신이 속한 세상의 안보 과잉을 돌아보자고 말합니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거지요.

어벤져스(Avengers)를 아시나요? 이들은 미국의 슈퍼 히어로 군단입니다. 말 그대로 철천지 원수 갚자고 모인 이들~! 이들은 하나같이 한 맺힌 존재들입니다. 한~많은 그들 세상! 야속한 님은 누구일까요? 네에, 지구를 지키는데, 솔까말 미국이 먹고 사는데 방해되는 모오든 것이겠지요. 그들의 복수혈전은 초창기의 슈퍼히어로들과 닮아 있었지요. 그런데, 2015년, <어벤져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등장에 대중이 술렁입니다. 슈퍼히어로의 고민이 어지러워진 탓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아이언맨입니다. 인공지능 시스템 자비스의 도움으로 지구를 수호하는 슈퍼히어로지요. 어느 날, 아이언맨은 우연히 미래를 봅니다. 그 속에 지구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아이언맨의 머릿속에 비상등이 켜집니다. 그는 그 때를 대비하여 인공지능 로봇, 울트론을 만듭니다. 슈퍼히어로가 슈퍼히어로를 만드는 순간이었지요. 끄응~ 기술의 오용을 경계하던 캡틴 아메리카는 이 광경을 못마땅하게 바라봅니다. 그런데 울트론, 로봇이지만 인간의 지능을 품어서일까요?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던집니다. “왜 인간이 시키는 대로 살아야 하는가?” 결국, 지구 방위를 위해 태어난 울트론, 인류를 멸망시키려 합니다.

얌마, 내가 말했잖아!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을 째려봅니다. 이들의 뻑쩍지근한 관계는 2016년 개봉한 <시빌 워>에서 쭈~욱 이어집니다. 미국 정부, 슈퍼히어로의 초강력파워를 관리하기 위해 ‘슈퍼히어로 등록제 시스템’을 선보입니다. 마치 무기등록제처럼 말입니다. 기술파 아이언맨은 찬성, 자유파 슈퍼히어로는 반대파에 섭니다. 국가가 원하면 무엇이든 했던 슈퍼 히어로의 반란인가요? 이들의 대립은 여러 고민거리를 남겼습니다. 슈퍼히어로는 무기인가 인간인가? 우리의 동력은 진정한 사명감인가 혹은, 세뇌인가? 아아, 과연 애국심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슈퍼히어로의 고뇌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요? 미국의 전쟁은 계속됐습니다. 마치 히어로물의 악당제조기 같았지요.

전쟁은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남깁니다. 하지만 무너지는 것이 비단 악당뿐일까요? 아직도 전장에서는 사람들이 죽어갑니다. 911이 일어났습니다. 미군의 자살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제, 슈퍼 히어로는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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